암호화폐 스캐머, 도널드 트럼프의 MAGA 지지자 표적으로 삼았다

By VITTORIA ELLIOTT, WIRED US

2024년 5월, 중범죄 유죄 판결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암호화폐로 유세운동단 기부금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사이버 범죄 탐지 기업 넷크래프트(Netcraft)는 와이어드에 단독으로 공유한 보고서 분석 결과를 통해 트럼프 유세운동단이 암호화폐 기부금을 받기 시작하고 몇 주 뒤 트럼프 지지자를 표적으로 삼은 사기성 웹사이트 수십 개와 트럼프 지지자의 보유 암호화폐를 노린 사기 범죄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넷크래프트는 암호화폐 기부금을 받는다고 발표하고 며칠 뒤 사기꾼 세력이 흔한 철자 표기 오류가 포함된 도메인을 등록하여 도널드 트럼프의 공식 웹사이트에 접속하고자 한 트럼프 지지자의 자산을 가로채고자 한 사실을 발견했다. 철자 표기 오류가 있는 사기꾼의 도메인 중 하나인 donalbjtrump.com는 실제 도널드 트럼프 유세운동 웹사이트를 거의 완벽하게 복제한 모습이다. 트럼프 유세운동단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를 통해 기부금을 받지만, 사기꾼이 운영하는 일부 웹사이트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결제 처리 플랫폼인 코인게이트(Coingate)처럼 보이는 포털을 사용한다.

넷크래프트 연구 책임자 롭 던칸(Rob Duncan)은 “피해자에게는 진짜 유세운동단 웹사이트는 직접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대신 코인베이스 결제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사실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라며, “사기꾼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는 조금 더 감지하기 어려운 상태로 보이도록 ‘도널드 트럼프가 받는 암호화폐 기부금’으로 광고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진=Unsplash]

도널드 트럼프의 가짜 웹사이트 두 번째 급증 추세는 5월 30일(현지 시각), 트럼프가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스(Stormy Daniels)에게 돈을 건넸다는 내용으로 사업 기록을 조작하여 제기된 34가지 혐의의 중범죄 유죄 판결 직후 시작되었다. 트럼프가 중범죄 유죄 판결을 받은 소식이 확산되자 트럼프 유세운동단은 단 몇 시간 만에 3,400만 달러가 넘는 기부금을 받았다. 사이버 범죄 세력은 트럼프 유세운동단의 기부금 모집 현황을 보고 이익을 누릴 가능성을 보고는 유죄 판결을 계기로 트럼프에게 보내고자 하는 기부금으로 범죄 수익을 기록할 준비에 나섰다.

던칸은 “사이버 범죄 세력은 트럼프의 유죄 판결에 따른 기부금 증가 사례와 같이 화제가 될 만한 사건, 대중이 대중의 시선이 쏠린 사건 등 웹사이트 접속률이 상승할 만한 특수한 사건을 사기 범죄의 토대로 삼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또, 넷크래프트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이후 이어진 팔레스타인 전쟁 상황을 노리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지지 세력을 겨냥한 기부 사기 사건 몇 건을 발견한 사실도 언급했다.

던칸은 “사이버 범죄 세력은 불특정 다수가 송금하는 암호화폐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보인다. 또, 이미 확고히 지닌 정치적 신념을 설득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던칸은 블록체인 확인 과정을 통해 기부금을 노린 사기가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전했다. 다만, 비교적 새로이 등장한 사기 수법이면서 아직 해당 수법을 이용한 사기가 기승을 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앞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트럼프 유세운동단은 의견 공개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암호화폐는 사이버 범죄 세력에게 유독 유용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대부분 규제가 시행되지 않는 데다가 전통 금융 기관과 같은 제한 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2023년 인터넷 범죄 보고서(2023 Internet Crime Report)를 통해 암호화폐 투자 사기 피해 금액이 39억 4,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던칸은 “암호화폐는 범죄 세력이 이용하기 좋은 자산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결제를 되돌릴 방법이 없다. 피해자의 지갑에서 범죄자의 지갑으로 암호화폐 자산을 전송한다면, 피해자의 지갑에서는 암호화폐가 사라진 상태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트럼프는 재임 시절과 180도 다른 태도를 보이며, 암호화폐 공개 지지에 나섰다. 2019년, 트럼프는 X(구 트위터)에 게재한 여러 건의 게시물을 통해 자신은 암호화폐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시 트럼프는 “미국에 존재하는 진짜 화폐는 단 하나이다. 바로 미국 달러이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하지만 이제 트럼프는 암호화폐 세계의 환심을 사려 한다. 2024년 5월, 트럼프 유세운동단이 암호화폐 기부금 채택을 발표하기 전,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암호화폐 투자자 여러 명과 회의를 개최한 사실을 보도했다. 당시 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민주당이 모색하는 것과 같은 암호화폐 규제 감시를 감독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암호화폐 업계에서 암호화폐 규제 강화를 지지하는 후보를 공격하고자 자산을 축적하기 시작하자 일부 민주당 의원은 더 강경한 규제 지지 의사를 철회했다.

2023년 12월, 암호화폐 업계 일부 지도자는 디지털 자산 업계 친화 정책을 발표하는 후보를 지지할 목적으로 정치 활동 위원회(PAC)를 세 차례 출범했다. BTC Inc. CEO 데이비드 베일리(David Bailey)는 CNBC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업계가 1억 달러를 조달하고, 5만 명이 넘는 유권자가 트럼프의 재선 노력을 지지하는 데 전념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유세운동단도 암호화폐 기부금을 채택할 가능성은 확실하지 않다. 넷크래프트는 바이든 지지자를 겨냥한 비슷한 암호화폐 사기 활동을 발견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넷크래프트 신생 위협 전문가 지나 초(Gina Chow)는 “넷크래프트가 과거, 바이든을 사칭한 사기 범죄를 발견한 적은 있으나 트럼프 유세운동단과 비슷한 암호화폐 기부금 사기를 조사 과정에서 발견한 적은 없다. 바이든 유세운동단이 기부금 채택 범위를 암호화폐로도 넓힌다면, 비슷한 사기 위협도 등장할 확률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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