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도 당연” 21세 긍정왕의 고속성장기
타격감 살아난 롯데 윤동희
“잘되면 땡큐, 안되면 별수있나
작년처럼 일희일비 안해”
롯데 윤동희 I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윤동희(21)는 올시즌 팀의 주전 멤버 중 하나다.
이제 제 궤도에 올랐다는 생각이 들었을 시점인 6월에는 잠시 부침을 겪었다. 6월4~5일 KIA전에서 5안타를 뽑아내며 타격감을 이어가다가 6일 KIA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갑자기 식어버리기도 했다. 이런 나날이 6월 중순 이후까지 계속됐다. 지난 14일 잠실 LG전에서는 옆구리 통증으로 한 타석만에 교체됐다.
그러다 윤동희는 다시 감을 잡았다. 지난 19일 KT전부터 23일 키움전까지 5경기에서 타율 0.474를 기록했다. 6월 타율은 어느새 5월 타율과 비슷해졌다. 24일 현재 18경기 타율 0.328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윤동희는 “코치님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6월 부진에 대해 윤동희는 “부진의 원인은 없다. 당연하다. 왜냐하면 타격은 사이클이 있고 나도 이런 날이 올 거라고 항상 대비를 하고 잘 되던 순간을 즐겼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술적, 정신적 문제는 없고 단지 5월 잘 쳤을 때보다 스트라이크 존에 몰리는 공이 적고 그 공이 왔을 때 내가 인플레이타구를 못 만들어내는 것 뿐이다.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스스로 판단했다.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평정심을 찾았고 다시 제 타격감도 돌아올 수 있었다. 지난해 1군에서의 풀타임 경험이 그의 마음에 단단함을 만들어줬다.
윤동희는 “지난해에는 너무 한 경기, 한 경기에 얽매어있었다. 그렇다고 지금은 얽매어있지 않다라는 게 아니라 이제는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지난해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서 한 경기에 너무 몰입했고 그러다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해 경험이 있어서 좀 더 멀리 보면서 생각하다보니까 좋게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수비도 마찬가지다. 윤동희는 “타구를 잘 잡으면 ‘땡큐’고 못 잡으면 어쩔 수 없는 타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 기준에서는 내 연습량에 비해 아쉬움이 남을 때가 있다”라고 했다. 지난 18일 KT전에서는 두 차례나 잡을 수 있었던 타구를 놓친 적도 있다. 윤동희는 “그 날은 연달아 실수가 나온데다가 타격까지 안 터지니까 숨쉴 구멍이 없더라”면서도 “그런데 두번째 실수 했을 때는 그냥 웃었다. 오늘은 안 되는 날인가보다라고 잘 마무리했고 ‘액땜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윤동희는 연습으로 아쉬움을 이겨낸다. 선발 출장하는 선수들은 수비 훈련의 양을 조금 줄이곤 하는데 윤동희는 펑고만 20개 넘게 코칭스태프에게 쳐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는 “똑같은 실수 안 하려고 비슷한 타구를 받으면서 다이빙 캐치도 한다”며 “같은 실수가 나오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믿음을 주는 김태형 감독에게도 보답해야한다는 마음이 크다. 윤동희는 “2군에 내려도 군말 없이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도 감독님께서 믿어주셔서 잘 버텨내는 것 같다”라며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드렸기 때문에 감독님이 더 신뢰하실 수도 있고, 저도 거기에 보답하기 위해서 잘 해야하고 어린 선수로서 더 열심히 해야된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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