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골드’ 수모 씻는다
“여자 단식 결승 출전 선수를 소개합니다. 대한민국 안세영! 대한민국 김가은!”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22)과 김가은(26)이 영어 안내 방송에 따라 코트에 입장했다. 코트 주위로 파리 올림픽 로고와 오륜기가 그려진 파란색 광고판이 세워져 있었다. 언론 카메라가 잔뜩 배치된 가운데 선수들은 가족과 지인들 응원을 받으며 셔틀콕을 향해 몸을 날렸다.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경기가 열리는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 와 있는 듯했지만, 25일 이 같은 풍경이 펼쳐진 곳은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들 실전 감각을 위해 실제 경기장과 거의 동일하게 꾸며놓은 코트다. 안세영은 “이런 준비가 올림픽 무대에 서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안세영, 솟아오르며 힘찬 날갯짓 -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여자 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이 2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스페셜 매치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파리올림픽 경기장을 재현한 특설 코트에서 접전 끝에 김가은을 2대1(19-21 21-11 21-12)로 눌렀다. /뉴스1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그는 이날 배드민턴 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올림픽 금메달은 내 목표인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아시안게임 우승)의 마지막 퍼즐이다. 이 대회를 낭만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08 베이징 대회(혼합 복식 이용대-이효정) 이후로 올림픽 금메달이 없는 한국 배드민턴은 각각 금메달 2개씩 따낸 1992년과 1996년을 넘어 파리에서 역대 최다 금메달을 가져온다는 각오다. 안세영 외에도 여자 복식 이소희-백하나(세계 랭킹 2위), 혼합 복식 서승재-채유정(3위), 남자 복식 서승재-강민혁(4위) 등이 금메달 후보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노 골드’ 수모를 당했던 태권도도 이날 명예 회복을 다짐했다. 이번 올림픽엔 남자 58㎏급 박태준(18), 남자 80㎏급 서건우(21), 여자 57㎏급 김유진(24), 여자 67㎏ 초과급 이다빈(28), 4명이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창건 대표팀 감독은 “도쿄 때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파리에선 반드시 최소 금메달 1개 이상을 따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태권도 종목이 막을 올리는 8월 7일 출격하는 박태준은 “뒤에 나설 형과 누나들을 위해서라도 스타트를 잘 끊어야 할 것 같다”며 “최근 샛노란 소변이 멈추지 않고 나오는 꿈을 꿨는데 금메달을 암시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