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을 버틴 개미들, 2200% 수익 거둘까…재상장 도전나선 공모주

8년을 버틴 개미들, 2200% 수익 거둘까…재상장 도전나선 공모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일반적인 주식회사라면 기업 생애에서 상장과 상장폐지가 한 번씩이지만 아주 드물게 두번째 상장 기회를 얻게되는 회사도 있다. 내주 공모 청약을 진행하는 오상헬스케어가 그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지난 2016년 인포피아 시절의 상장폐지 아픔을 딛고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체외진단 전문기업 오상헬스케어는 내달 4~5일 NH투자증권을 통해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가는 2만원으로 결정됐다.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인 1만5000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수요예측에는 2007개 기관이 참여해 99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오상헬스케어의 상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포피아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7년 상장한 바 있다. 혈당측정기로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 2010년 한국수출입은행의 ‘히든챔피언’, 2011년 정부의 ‘월드클래스 200’에 선정되는 등 촉망받는 강소기업이었다.

하지만 창업자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되고 창업자의 지분 매각 과정에서 대주주측 지분이 시장 매물로 출회돼 소액주주가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는 등 회사는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결국 2015년 감사보고서의 감사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인포피아는 2016년 5월 상장폐지됐다.

이어 상장폐지심사를 위한 거래정지 과정에서 오상그룹이 새 주인으로 등장했다. 오상자이엘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주당 5720원에 이 회사 지분 17.7%를 취득했다. 이어 오상자이엘의 모회사인 오상은 정리매매 기간 도중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대거 매입하면서 19.0%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당시 오상그룹의 적극적인 지분 매입을 보면서 정리매매 기간 헐값 매각 대신 ‘존버’의 길을 택한 소액주주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회사의 지분율 1% 미만 소액주주는 3760명이나 된다. 이들은 전체 발행주식의 30.6%를 보유 중이다. 지난 2016년 정리매매가 끝난 시점에서도 소액주주수가 7400명이나 됐다. 정리매매 마지막날 인포피아의 종가는 3500원이었다. 오상헬스케어가 상장 첫날 따따블을 찍게 되면 8년을 버틴 소액투자자들은 2200% 이상의 투자수익을 달성하게 된다.

다만 오상헬스케어의 공모 청약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회사의 몸집을 불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코로나 자가진단 키트 등 코로나 관련 매출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8년을 버틴 개미들, 2200% 수익 거둘까…재상장 도전나선 공모주

오상헬스케어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출처 : 오상헬스케어 홈페이지]

오상헬스케어는 오상그룹에 인수된 직후 매출액 성장이 정체되고 2019년 적자 전환하는 등 극심한 부침을 겪었다. 2019년 573억원이던 매출액은 코로나 팬데믹 첫해인 2020년 2580억원으로 급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1323억원으로 급감했다가 지난 2022년 1939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3413억원으로 재차 성장 중이다. 영업이익도 2019년 -15억원, 2020년 1670억원, 2021년 -70억, 2022년 493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1501억원으로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경영 실적만 보면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회사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의 85%가 미국 보건복지부에 납품한 코로나 자가진단키트에서 발생한 것이다. 올해 1월 한달간의 가결산 자료를 보면 미국 보건복지부향 매출이 ‘0원’이다.

납품이 끝나면서 관련 매출이 사라진 것이다. 향후 코로나 진단키트 관련 매출의 급감을 예고하는 숫자다. 회사측에서는 올 1분기 중으로 코로나19·독감 콤보 키트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청(FDA) 긴급사용승인(EUA)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불투명한 실적 때문인지 공모가 자체는 최근 기업공개(IPO) 기업에 비해 현저히 낮게 책정됐다는 평가다. 가결산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430억원인데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이 2821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 주가수익비율(PER)이 고작 2배 수준이다. 주당순자산(BPS)는 2만814원으로 PBR도 0.96배에 그친다. 이 회사가 현재 보유한 현금이 1200억원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해도 3000억원도 안 되는 예상 시가총액은 매우 적은 숫자로 보인다.

김지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이 종료됨에 따라 최근 4년간 오상헬스케어 매출의 평균 7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던 코로나 관련 제품의 매출 감소가 기업 실적 성장세에 미칠 영향은 클 것이며 신사업을 통해 성장궤도에 안착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코로나 관련 매출 감소로 인한 이익 훼손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한 투자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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