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절반 내놓으라니" 날벼락…평촌 신도시 주민들 '술렁'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등 1기 신도시에서 선도지구 공모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안양시가 평촌 신도시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재건축 사업성이 기대보다 낮아지자 주민들이 당혹감을 표하는 가운데, 정비업계에서는 나머지 1기 신도시들도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안양시 등에 따르면 시는 평촌신도시 재정비에 330% 수준의 기준 용적률을 적용할 방침이다. 역세권·중심상업지구·중심업무지구 등 고밀개발이 필요한 지역에 최대 150%까지 제공할 수 있는 용적률 인센티브는 검토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노후계획도시특별법에서는 역세권·중심상업지구·중심업무지구 등 특별정비구역에 법정 상한의 150%까지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의 법정 상한 용적률은 300%인데, 이를 최고 450%까지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가령 3종 일반주거지역인 역세권 단지를 준주거지역(500%)으로 종상향하면 용적률 상한을 750%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토지 용도변경과 종상향을 통해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촉진하겠다며 내건 공약을 발전시킨 것이다. 평균 용적률이 180~200% 내외인 1기 신도시 주민들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통해 부족한 재건축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다. 법정 상한 150% 인센티브 준다더니…"그럴 아파트 없다"하지만 안양시는 역세권 등에 대한 용적률 인센티브는 없다는 입장이다. 안양시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고밀개발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150%에 달하는 용적률 인센티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지역 주민 대상 설명회에서도 시 관계자는 "평촌에서 역세권 고밀개발 대상인 단지는 없다"며 "만약 (150% 수준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고자 한다면 안양역 규모의 복합환승센터를 짓는 등의 기부채납이 있어야 검토가 가능하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역사인 안양역은 2만8047㎡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9층 규모로 지어진 복합건축물이다. 아파트 1개 단지 부지의 절반 이상을 기부채납해야 한다는 의미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방문했던 지하철 4호선 평촌역 역세권 아파트인 '초원부영'은 부지 면적이 약 5만5000㎡다. 범계역 역세권 아파트인 '목련 1단지'도 부지는 약 3만4000㎡에 그친다.

이에 대해 안양시 관계자는 "굳이 복합환승센터가 아니더라도 각 지역에 필요한 공공 시설물을 기부채납하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검토할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그 정도(안양역 규모)는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적률 인센티브를 기대하던 주민들은 이러한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평안동의 한 주민은 "일정 수준의 기부채납이 필요할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학교나 도서관 정도를 생각했다"며 "대단지 아파트 절반을 내놓으라는 것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평촌도 안 되는데 다른 곳 되겠나…분당만 가능"호계동의 다른 주민도 "안양역 정도면 약 500가구 규모 작은 아파트 단지 하나 수준"이라며 "역세권이라면 500% 수준의 용적률을 적용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 정도 기부채납이라면 종상향까지 해 용적률 750%를 맞추더라도 주민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정비업계에서는 다른 1기 신도시의 사정도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평촌은 1기 신도시 가운데 분당 다음으로 집값이 비싸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촌보다 사업성이 낮은 다른 1기 신도시 지자체들도 사업성 부족 문제로 인해 고밀개발을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가 오르는 탓에 선도지구를 선정하더라도 분당과 평촌 정도를 제외하면 추후 구체적인 분담금 규모가 나오면 사업이 멈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며 "50층 이상 초고층 재건축은 고층 재건축에 비해 공사비가 1.4배 이상 투입된다. 평촌이라고 해도 사업성이 나오지 않고 일산, 중동, 산본 등 집값이 더 낮은 다른 지역들도 마찬가지"라고 내다봤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관건은 사업성"이라며 "분당에서나 1~2곳 정도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고밀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기 신도시는 은퇴 세대가 많아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그렇다면 일반분양가를 높여야 사업성을 맞출 수 있는데,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할 정도로 일반분양가를 높일 수 있는 곳은 분당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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