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94세, 건강검진 몸은 36세... 60년을 되돌린 할머니

나이는 94세, 건강검진 몸은 36세... 60년을 되돌린 할머니

애독하는 월간지를 든 사토 히데씨. 2024년 5월/이와테현=성호철 특파원

올해 초 일본 아사히신문은 94세인 사토 히데씨 사례를 소개하면서 “경이롭다”고 보도했다. 작년 9월 일본 동북 지방의 이와테현 한 보건소 건강검진에서 기초 대사량으로 측정하는 체내(體內) 연령이 36세로 나온 것이다. 혈관 연령은 20세였다. 그는 키 163㎝, 체중 63.5㎏으로 평균적인 체형이지만, 그의 생체 나이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것이다.

나이는 94세, 건강검진 몸은 36세... 60년을 되돌린 할머니

사토씨의 평균 체질량 지수(BMI)는 23.9, 체지방률 25%, 근육량은 44.6㎏이다. 건강한 30대 여성의 신체다. 보건소 측은 기계 이상을 의심하고 서너번 체크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지난달 30일 도쿄에서 동북쪽으로 500㎞ 떨어진 이와테현에서 사토 히데씨를 만났다.

‘구구팔팔(99세까지 팔팔하자 살자)의 비밀을 묻기 위해 왔다’는 이야기에 사토씨는 “아직 백 살도 안 됐다”면서 웃었다. 그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라디오를 들으며 체조하고 낮에는 재봉틀에서 손을 움직이며 인형을 만들거나 옷을 리폼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을 때엔 글씨가 빼곡한 잡지를 나안(裸眼)으로 읽는다. 엘리베이터는 안 타고 계단을 걸어 다닌다. 매일 고기·생선 같은 단백질을 섭취한다. 튀김은 싫어하지만 야채·과일을 좋아한다. 밤 11시쯤 자는데, 그 직전 목욕하면서 물속에서 발차기를 500회씩 한다.

사토씨는 “동일본 대지진 때 10미터 넘는 쓰나미가 동네를 덮쳐 친척 7명이 죽었다”면서 “소녀 시절이던 1945년엔 폐허가 된 도쿄에서 풀죽도 먹어봤고, 삶의 처참함을 겪어봤다. 이를 통해 난 삶의 고귀함을 배웠다”고 했다.

나이는 94세, 건강검진 몸은 36세... 60년을 되돌린 할머니

☞종합 2면에 계속

일본 이와테현 리쿠젠타카타시(市)의 한 아파트. 초인종을 누르자 “하~이” 하고 높은음의 목소리가 들렸다. 1930년 7월생인 사토 히데씨다. 올해 나이가 94세지만, 체내 연령은 36세로 측정돼 올해 초부터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그가 혼자 사는 임대아파트엔 먼지 하나 없었다. 사토씨는 “매일 혼자 세 끼 식사를 차리고 설거지하고 청소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가족과 사는 70·80대 노인들을 보면, 가족들이 자꾸 대신 뭔가 해주니 본인은 움직이지 않게 되고 금방 쇠약해진다”면서 “나는 혼자 다 해야 하다 보니 계속 움직여서 덕분에 건강한 게 아닐까”라고 했다. 두 시간가량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사토씨는 쉴 새 없이 말하며 다과를 내놓고, 사진이나 잡지를 보여주는 등 끊임없이 움직였다.

-94세인 당신에게 인생이란.

“81세에 동일본대지진을 만났다. 이때 삶을 찬찬히 다시 생각했다. 당시 (쓰나미로) 친척만 7명이 죽었다. 조카딸도 죽었는데 뭔가 하고 싶었다. 헝겊을 꿰매 인형을 만들어 죽은 조카의 엄마에게 건넸더니, 펑펑 울더라. 인형을 딸로 본 것이다. 이후엔 줄곧 인형을 만들어 주변에 나눠주고 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것’, 그 자체가 인생이다. 즐겁다. 주변 사람들과도 항상 즐겁게 살고 있다. 그러니 나중에 나 죽어도, 제발 고독사(孤獨死)라고 쓰지 마라. 왜 그게 고독사냐.

1945년 2차 세계대전 폭격으로 불에 타 폐허가 된 도쿄를 봤다. 큰 냄비에 풀죽을 끓여 그릇에 나눠 먹었다. ‘산다는 것’의 참담함을 봤고, 산다는 것의 고귀함도 동시에 느꼈다.”

-하루 일과는.

“매일 6시에 일어난다. 방 침구를 정리하고 아침 식사를 미리 준비해 놓곤, 6시 반에 NHK 라디오방송에 맞춰 ‘라디오 체조(우리나라의 국민체조와 유사)’를 한다. 천천히 아침 먹고, 꼭 NHK 아침 드라마를 본다. 9시 30분부턴 인형 만들기를 시작한다. 집 안 정리는 매일 한다. 2~3일에 한 번 청소기도 돌린다. 식사는 매일 세 끼를 직접 만들어 먹는데, 꽤 많은 양을 먹는다(웃음). 매주 두 번씩 장을 볼 때마다 채소를 무척 많이 산다. 아침엔 밥·국에 생선·고기를 먹고, 낫토(콩 발효식품)도 먹는다. 잠은 밤 11시쯤에 잔다. 자기 직전인 밤 10시쯤 목욕하면서 물속에서 발차기를 500회 정도 한다.”

-단백질을 매일 먹나.

“생선과 고기는 꼬박꼬박 먹는다. 생선은 말린 걸 사서 냉동해 놓는다. 보통은 구워서 먹는다. 기름으로 튀긴 생선은 별로 안 좋아해서다.”

-별도로 하는 운동은.

“특별한 운동은 하지 않지만 여기가 2층이기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다. 내과 의사 선생님은 100세까지 살려면 6층 정도의 계단은 올라가야 한다는데, 집은 2층이라서 그건 무리다. 산책은 집 근처를 왔다 갔다 한다. 큰길로도 산책을 가고 싶은데, (그곳엔) 중간에 앉아서 쉴 벤치가 없어서 못 가고 있다. ‘나의 늙음’을 이럴 땐 조금 실감한다.”

-병원은 정기적으로 가나.

“매주 금요일 데이 서비스(주간 보호 서비스)에 간다. 70세 때 치매가 온 조카며느리를 데리고 다닌다. 데이 서비스에선 체온을 재주고 가벼운 체조도 하고, 종이접기 같은 뇌 운동도 하고 많이 배운다. 낮엔 자유 시간인데, 다른 노인들은 낮잠 자거나 수다를 떨지만, 난 시간이 아까워서 이 시간엔 옷 리폼을 배운다. 88세쯤부터 새롭게 시작한 일이다.”

사토씨는 방에 가지런히 걸린 열 벌가량의 현대식 기모노를 가리켰다. “기모노를 리폼한 것이다. 옛날 재봉틀은 발을 사용하는데 요즘 재봉틀은 그게 없더라. 지인들이 놀러오면 꼭 입어본다. 달라고 하면 준다. 재밌어서 이렇게 자꾸 새로운 걸 배운다. 리폼한 옷은 간혹 팔아서 커피 값 등에 쓴다.”

-잠은 금방 드나.

“이불 속에서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을 5번씩 한다. 체형 교정 선생님이 가슴을 활짝 펴는 게 좋다고 해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호흡하자마자 곧장 잠든다. 밤에 간혹 깨기도 하지만 화장실에 갔다와서 다시 잠에 잘 드는 편이다. 하루 7시간쯤 잔다. 자기 전 휴대폰은 하지 않고, 커튼을 쳐서 어둡게 해놓고 잔다.

-신문·잡지 읽는 것도 좋다던데.

“지치(致知)라는 월간지를 정기 구독한다. 배달 오면 그 자리에서 다 읽고, 나중엔 한가할 때 다시 읽는다. 재봉질할 마음이 없을 때, 조금 피곤할 때도 글을 읽는다. 잡지를 읽는 이유는 지식을 보충해 지인들과 즐겁게 대화하기 위함이다. 주변 사람들과 자주 만나고, 전화도 자주 한다. 이야기 상대가 10명은 넘는다.”

-술·담배는 하는지.

“젊은 사람들과 종종 맥주 마시는 것도 좋아한다. 젊은 사람들이 맛있게 맥주를 마시니, 나도 마셔봤다. 요즘은 일주일에 2~3번 정도 저녁에 드라마 보며 한 캔씩 마신다.”

-몸무게는 일정한가. 건강 보조제도 먹는지.

“평생 60~65㎏을 유지하고 있다. 건강 보조제는 따로 먹지 않는다. 보조 식품보다 식사를 제대로 하는 게 낫지 않은가?

최근엔 난생처음 인스턴트 라면도 먹어봤다. 지인에게 재봉질한 옷을 줬더니 답례로 주더라. 맛있었다. 단, 염분이 많아, 국물은 안 마셨다. 우동·소바 먹을 때도 국물은 안 마신다. 내가 만든 된장국은 국물까지 마신다. 잘 아는 가게에서 산 좋은 된장이라서 괜찮다.

커피보단 차를 마시고, 과일은 매일 먹는다. 와인도 마시고 아이스크림도 먹는다. 의사는 안 된다고 하지만 디저트도 먹는다. 맛있으니까(웃음).”

OTHER NEWS

17 minutes ago

'파일럿' 조정석 "'슬의생'서 처음 본 이주명, 연기 잘해 정경호에 물어볼 정도"

22 minutes ago

송은이, 다이어트한다고 ‘이 음식’ 끊었더니 기관지염 생겼다… 이유 뭘까?

22 minutes ago

츄, ‘Strawberry Rush’ 발매···기대 포인트 셋

22 minutes ago

'아이랜드2',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최다 실시간 글로벌 스트리밍

22 minutes ago

제8회 베어크리크배 아마 골프대회 7월 16일 개막

22 minutes ago

'2024 파리올림픽' 무더위는 냉조끼로 막아요

22 minutes ago

영덕군보건소, 고혈압 자가관리 프로그램 운영

22 minutes ago

맨유 망치고 도망친 독일 명장 맞나...뮌헨도 거절하더니 유로 최고 이변 연출

22 minutes ago

현대차 한 대당 순이익 '277만원'… 혼다·폭스바겐 제쳤다

22 minutes ago

이혜원, 45세 맞아? 20대 기죽이는 ‘청순 미모’ 뽐낸 럭셔리 원피스룩

22 minutes ago

윤해영 51세 맞아? 핀란드 여행 중 날씨 만끽‥양정아 “부럽다”

22 minutes ago

‘김수미 아들’ 정명호, 가정사 고백 “늘 혼자..외로웠다” (아빠하고 나하고)

22 minutes ago

의사에게 문의: 토마토 독감이란 무엇입니까?

30 minutes ago

"내 친구가 만들어준 옷"…이민정, 화보 같은 여름 일상

31 minutes ago

"수술 원가 100원이면 정부가 81원만 줘" 김윤 지적에 박민수 차관 대답은

31 minutes ago

수스, 내려다보니 더 아찔한 슬렌더…은근히 유혹하는 눈빛

31 minutes ago

속삭이는 한선화

31 minutes ago

대구 침산공단, 로봇부품 생산기지로...대구시 "사업 속도"

31 minutes ago

[삶-특집] "남자들이 밤에 화장실 가려면 여자 숙소 거쳐가야 하는데도"(종합)

31 minutes ago

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美 금리 인하 지연·중동 리스크 영향” [금융안정보고서]

31 minutes ago

미래에셋 '미국배당프리미엄펀드' 순자산 1천억 '돌파'

31 minutes ago

제네시스, 투머로우 스포츠(TMRW Sports)와 파트너십 체결

31 minutes ago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10월 16일 실시

31 minutes ago

의대증원 국회 보고없이 발표 지적에 박민수 차관 "의료계 민감 과제라”

31 minutes ago

필리핀 최대 전력기업 메랄코 회장, 두산에너빌리티 방문

31 minutes ago

광운대역세권 개발 속도… 지역 랜드마크 시설 건립 초점

31 minutes ago

여기도 이찬원! 저기도 이찬원!···新예능 다크호스

31 minutes ago

정청래에 우원식·정성호도 “눈살 찌푸려져…예의 있게 진행해야”

36 minutes ago

의료공백 막는데 건보 재정 1조 넘게 투입…현장선 제도화 요구도

36 minutes ago

"뭐야 저게"…110억 들여서 세우는 100m 태극기 '논란'

36 minutes ago

티웨이항공, 인스타 숏폼 인기몰이...'무물'부터 퀴즈 이벤트

36 minutes ago

105층? 55층 2棟? 서울시 vs 현대차 GBC 설계 놓고 ‘끝장 승부’ 내막

36 minutes ago

[인사] 계룡시

36 minutes ago

대장홍대선 연내 착공.. 서울지하철 2호선 연장 '청신호'

36 minutes ago

"최고 금리 12% 효과"..새마을금고 용용적금 2만좌 돌파

36 minutes ago

"신내림 전엔 은행원, 평범하게 살려고 악썼다" MZ무당의 눈물

36 minutes ago

[사설] “아버지” 이어 “대표로 돌아오셔야” 여기가 북한인가

36 minutes ago

미국에서 돌아온 임진희·징계에서 돌아온 윤이나, 2년 만의 리턴매치 승자는 누구?

36 minutes ago

2천 명 어디서? 교육 어떻게? '의대 증원' 청문회서 답 나올까

36 minutes ago

‘한국 덕 봤나’…日 2대 산업 떠오른 ‘관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