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타기 쉽네" 서류 조작하는 '간호조무사들'[보온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개인병원의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A씨는 2014년 친구 B씨와 짜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해 상해보험금 약 200만원여를 편취했다. 다른 친구와도 같은 방법을 활용해 보험사로부터 수십차례 보험금을 타냈다.

◇100만원 내외 소액 청구만 수십차례이렇게 여러 차례 기록을 조작했지만 A씨의 보험사기 행각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건별 청구금액이 100만원 내외 수준인 소액 청구 건이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소액 청구는 다반사로, 보험금 지급 심사 문턱도 낮다. 치료확인서와 진단서 위조가 어렵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A씨의 일에도 변수가 발생했다. A씨가 근무하던 병원의 병원장이 폐업을 진행하게 됐다. 서류를 정리하던 병원장은 자신이 모르는 확인서와 진단서가 발급된 것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보험사기 주도하고 가담하고이처럼 의료업에 종사하는 간호조무사가 지인과 짜고 보험사기를 꾸미는 일은 현재진행형이다. 병원 문서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데다, 관리 책임이 있는 의사가 과잉진료나 허위진료를 하더라도 침묵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어서다.

개인적으로 서류를 조작하기도 하지만 최근엔 고객이나 의사와 짜고 조직적으로 보험사기를 주도하거나 직간접적으로 가담하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국내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인 C씨는 간호조무사로 일하면서 진료명세를 조작해 130명의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탈 수 있도록 도왔다. 이들이 편취한 보험금은 3억원에 육박한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 D씨는 의사 대신 쌍꺼풀 수술을 집도하고 소액의 돈을 받았다. D씨가 근무하는 병원은 환자들의 성형수술을 도수치료로 둔갑시켜 보험금을 타도록 도운 병원장이 근무하던 곳이다.

△보온병은 보험사기의 행태를 통해 사회의 ‘온’갖 아픈(‘병’든) 곳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보온병처럼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어주는 따뜻한 보험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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