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위안화 사이에 낀 원화…1400원 위협하는 환율[외환분석]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95원까지 오르며 1400원 돌파를 위협하고 있다. ‘킹달러’(달러 초강세)의 위용이 거세지는 가운데, 엔화와 위안화 약세는 심화하자 이 사이에서 원화 가치도 맥없이 하락하고 있다. 구두개입 등 여러 시장 안정 조치를 내놓던 외환당국의 ‘실제 시장 개입’이 언제쯤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항선 돌파한 엔화·위안화
사진=AFP
2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1시 15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387.5원)보다 0.4원 오른 1389.1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5.7원 오른 1394.4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1395.0원을 터치했다. 지난 4월 16일 1400.0원의 연고점을 찍은 이후 두 달여 만에 최고치다. 이후 환율은 상승 폭을 좁히며 1380원대로 내려와 움직이고 있다.
일본 엔화 약세에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달러화도 연중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달러화는 연중 최고 수준까지 오르며 강세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2시 15분 기준 105.94를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에는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06선을 넘어섰다.
일본 외환당국의 연이은 구두개입에도 엔화 약세는 막지 못했다. 달러·엔 환율은 160.32엔을 기록 중이다. 간밤 뉴욕 외환시장에서 한때 엔화 환율은 달러당 160.82엔까지 치솟으며 엔화 가치는 1986년 12월 이후 최저로 밀렸다. 일본 외환당국이 4월 말 이후 실시한 환율 개입으로 인한 엔저 억제 효과가 두 달 만에 사라진 모습이다.
달러·위안 환율도 개장 전 저항선인 7.3위안을 넘어섰다. 약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중국의 경기는 좀처럼 회복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6거래일 연속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하했다. 위안화 역시 달러 강세에 영향을 받고 있지만, 중국이 수출 둔화 등 경기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최근의 달러 강세는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않는 심리적인 것”이라며 “여기에 엔화, 위안화, 유로화 등 주요 통화들이 저항선을 돌파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은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으로 장중 환율이 1380원대로 내려갔다기 보단, 달러의 광범위한 상승으로 차익실현에 따른 되돌림”이라고 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서 순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환율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300억원대를 순매수하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선 700억원대를 순매도하고 있다.
◇1400원 돌파 가능성 가까워져…당국 개입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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