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최고령 골에도 운 모드리치… 통한의 라스트 댄스
크로아티아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가운데)가 25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유로 2024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자 아쉬워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크로아티아의 베테랑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가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대회 역대 최고령 득점 기록을 세우고도 고개를 숙였다. 크로아티아는 노장 모드리치의 마지막 유로 무대로 여겨지는 이번 대회에서 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쳐 사실상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모드리치는 25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4 조별리그 B조 3차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후반 10분 팀에 선제골을 안겼다. 38세 289일의 나이에 골을 넣은 모드리치는 대회 최고령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종전 기록은 이비카 바스티치(오스트리아)가 유로 2008에서 달성한 38세 257일이었다.
팀이 한 골 차로 앞선 가운데 모드리치는 후반 35분 교체돼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경기 종료를 앞둔 후반 추가시간 8분 이탈리아 마티아 자카니에게 극적 동점골을 헌납했다. 경기 결과는 1대 1 무승부였다.
경기를 마친 크로아티아 선수들을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동료들을 바라보던 모드리치도 아쉬움을 숨기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궜다.
모드리치는 경기 최우수선수로도 선정됐지만 웃지 못했다. 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때때로 축구는 잔인하다”며 “16강 진출을 확정하는 승리를 따내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원히 선수로 남고 싶지만 언젠가는 축구화를 벗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얼마나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2무1패(승점 2점)를 기록한 크로아티아는 B조 3위로 내려앉아 16강 진출이 어려워졌다.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은 16강에 오를 수 있지만, 크로아티아는 승점이 부족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상황이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는 1승1무1패(4점)로 가까스로 B조 2위에 올라 3전 전승의 스페인(9점·B조 1위)과 함께 16강에 올랐다.
박구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