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매각 공식화 이틀 만에 IPO 추진 발표… ‘왜’?
아워홈이 회사 매각을 공식화한 지 이틀 만에 기업공개를 추진한다고 밝혀 이목이 쏠렸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아워홈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아워홈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구미현 사내이사가 선임되면서 회사 매각을 공식화한 지 이틀만이다. 이런 가운데 경영권 매각과 동시에 상장을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 “2026년 상반기 상장 목표… ‘글로벌 아워홈’ 도약 위해”
아워홈은 지난 21일 국내 주식시장에 기업공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6년 상반기까지 국내 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가능하면 올해 안에 기업공개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구자학 선대 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글로벌 아워홈’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업공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앞으로의 실적과 수익성이 긍정적인 만큼 IPO 추진에 탄력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워홈 매출은 1조9,835억원으로 전년대비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5%증가해 9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아워홈의 기업공개 추진 계획이 회사 매각 공식화가 이뤄진 지 이틀 만에 알려지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워홈 창업자인 구자학 아워홈 선대회장의 장녀 구미현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한 다음날인 19일 인사말을 통해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합리적인 회사 경영, 즉 사업의 지속 발전을 지향하는 전문기업으로 경영권을 이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본인을 포함한 주요 주주의 지분을 유능한 전문기업으로 이양함에 있어 현재 아워홈 직원들의 고용 승계 및 지위 보장을 명문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영권 이양부터 IPO까지, 넘어야 할 산 많아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은 지분 매각과 관련해 사모펀드 운용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은 모양새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 회장 남매는 지난 2022년 지분 동반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한바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아워홈 정관에 따라 주식을 매각할 때 다른 주주에게 우선 매각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우선매수권’이 문제가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아워홈은 오너일가의 네 남매가 지분 98%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구자학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38.56%, 장녀 구 회장이 19.28%, 차녀 구명진씨가 19.6%,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6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지분 구조로 아워홈 오너일가 네 남매가 2017년부터 경영권 갈등을 이어온 가운데, 2021년 구지은 전 부회장 손을 들어줬던 구 회장은 이번에 구본성 전 부회장 편에 서서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 오른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 회장이 경영권 이양을 위해 지분 매각에 나서면, 구지은 전 부회장과 구명진 씨가 해당 지분에 대해 우선매수권을 갖게 된다.
두 남매와 시장이 바라보는 아워홈의 기업 가치에 격차가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 회장이 2022년 당시 선정했던 매각 주관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아워홈의 기업 가치를 최대 2조원가량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과도하다는 반응이 나온 것이다.
이러자 업계서는 아워홈이 회사 매각의 차선책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경영권 매각이 수월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하에 기업공개를 통한 지분 현금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풀이다. 이를 통해 경영권 분쟁을 최소화하면서 전문경영 기업을 찾겠다는 방침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