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차세대 탑건 ‘KF-21’, 2026년부터 조국 하늘 지킨다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한국형전투기 ‘KF-21’이 본격적인 출격 준비에 나선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방위사업청과 한국형전투기 KF-21 최초 양산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KF-21 총 20대와 기술교범, 교육 등 후속군수지원을 포함해 총 1조9,600억원 규모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한국형전투기 ‘KF-21’이 본격적인 출격 준비에 나선다. 모든 테스트를 마치고 최초 양산계약에 성공한 것이다. 장기운영 전투기 ‘F-4 팬텀’과 ‘F-5’를 대신해 KF-21은 조국 영공을 수호하게 될 예정이다. 국방·항공 관계자들은 이번 양산계약 체결이 국내 항공과학기술의 집약체인만큼 여러 기업과 연구기관의 협력으로 이룬 뜻 깊은 성과라 평가한다.
◇ KAI, 2조원 규모 KF-21 최초 양산계약 체결… 2026년 실전배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방위사업청과 한국형전투기 KF-21 최초 양산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KF-21 총 20대와 기술교범, 교육 등 후속군수지원을 포함해 총 1조9,600억원 규모다.
KF-21은 ‘한국형전투기(KF-X) 체계개발사업’으로 개발된 4.5세대 전투기다. 2015년 체계개발에 착수했어며 총 개발 기간은 10년 6개월로 2026년 완료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26년 말부터 양산기 납품을 시작, 한국 공군에 실전 배치돼 전력화된다.
KF-21은 최초 시험평가를 통해 지난해 5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했다. 이어 올해 3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초 양산 승인을 받았다. KAI에 따르면 KF-21은 현재 80%의 개발이 진행됐다. 최초시험평가를 통해 항공기의 우수한 성능 및 안정성도 입증해 이번 최초 양산계약에 성공했다.
지난 3월 진행된 KF-21의 첫 공중급유비행시험 모습./ 한국항공우주산업
이번 KF-21의 양산계약은 우리 기술로 우리의 영공을 지킨다는 자주국방의 염원이 현실화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간 한국형전투기 사업은 사업 착수 전 여러 차례의 사업타당성 검토를 거치며 어렵게 개발에 착수했다. 개발과정에서도 수많은 기술적 한계에 봉착했다.
하지만 KAI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과 연구기관 간 협력으로 위기를 극복, 마침내 양산계약에 성공한 것이다. KF-21 체계개발 사업은 주관 기관인 KAI와 국방부, 합참, 공군, 방사청, 국방과학연구소(ADD)등 주요 기관과 학계, 중소협력업체 등의 협력으로 진행했다.
KF-21은 2022년 7월 시제1호기 초도비행을 시작으로 시험비행에 본격 착수했다. 올해 3월 공중급유 비행에 성공해 원거리 작전능력도 확보했다. 또한 공대공 미티어 유도발사 성공 및 항공기 고도, 속도, 기동성 등 임무영역을 확장해 전투기 완성도를 극대화시켰다.
강구영 KAI 사장은 “KF-21 체계개발사업은 많은 도전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관들의 탄탄한 협력으로 양산까지 안정적으로 올 수 있었다”며 “KF-21은 항공우주산업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일궈낸 역사적 성과”라고 말했다.
25일 한화시스템은 방위사업청과 KF-21에 탑재될 ‘능동전자위상배열(AESA) 레이더’ 최초양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1100여억원이며 2025년 8월 말부터 KF-21에 탑재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
◇ ‘전투기의 눈’도 순수 국내 기술 개발… 불가능을 현실로 바꾼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도 이번 양산계약 체결로 KAI와 함께 주목받는 기업이다. KF-21에 탑재될 ‘AESA 레이다’를 한화시스템에서 개발·공급하기 때문이다. 25일 한화시스템은 방위사업청과 KF-21에 탑재될 ‘능동전자위상배열(AESA) 레이더’ 최초양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1100여억원이며 2025년 8월 말부터 KF-21에 탑재될 예정이다.
AESA 레이더는 고성능 반도체를 이용해 여러 개의 주파수 신호를 동시 처리해주는 레이더다. 공중과 지상, 해상 표적 탐지 및 추적 등 다양한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전투기의 눈’이라고도 불린다.
전투기·미사일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인만큼 관련 산업 규모도 급성장 중이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스페리컬 인사이트(Spherical insights)’에 따르면 AESA 레이더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엔 163억달러(약 22조6,04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AESA 레이더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으로는 미국의 ‘록히드 마틴’과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가 대표적이다.
국내의 경우 2015년 미국이 전투기 핵심 기술이전을 거부하면서 AESA 레이더 개발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은 공동 연구에 착수, 불과 4년 만인 2020년 시제 1호기의 출고를 성공했다. 이후 국내외에서 약 200소티 이상 비행시험을 통해 항공기용 AESA 레이다 성능을 입증했다. 동시에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아 드디어 첫 양산에 돌입하게 됐다.
KF-21 AESA 레이다 양산사업은 최초양산과 후속양산으로 구분돼 추진된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화시스템은 최초양산 20대를 시작으로 향후 후속양산까지 안정적으로 AESA 레이다를 공급할 계획이다.
박혁 한화시스템 감시정찰부문 사업대표는 “한화시스템은 항공기용 AESA 레이다를 개발 및 공급하고, 수출까지 성사시킨 국내 유일한 기업”이라며 “미들급 전투기부터 경전투기급, 그보다 더 작은 무인기까지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항공기용 AESA 레이다 전력화 실적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