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재정 공관위원 사의 표명···민주당 공천 갈등 악화일로

사실상 ‘기동민 컷오프’에 반발 뜻

임종석 “참담…당 지도부 재고하길”

설훈 의원은 탈당 “사당 변모” 비판

[단독] 이재정 공관위원 사의 표명···민주당 공천 갈등 악화일로

이재정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하고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앙당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직(공관위원)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컷오프(공천배제)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당 지도부에 재고를 요청했다. 설훈 의원은 탈당했다. 총선 불공정 공천을 둘러싼 민주당 내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번 공천 과정에서도 이런저런 소리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이날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이재정 의원은 전날 공관위원직을 사퇴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당 전국여성위원장으로 당연직 공관위원으로 활동하던 이 의원은 공관위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채팅방에 사의를 표하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고 한다. 이 의원은 해당 글에서 ‘부끄럽다’‘한계를 느낀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공관위원들이 이 의원의 사퇴를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공관위원직 사퇴는 전날 기동민 의원 지역구인 서울 성북을 지역을 전략공관위로 이관하기로 결정해 사실상 컷오프하자 이에 반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앞서 강원도당위원장인 김우영 전 서울 은평구청장의 은평을 지역구 경선 참여 여부 결정을 두고도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인 친문 인사인 임 전 실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지도부의 재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전날 서울 중·성동갑 지역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해 이 지역에서 예비후보로 뛰고 있던 임 전 실장은 컷오프됐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월4일) 양산 회동에서 이재명 대표가 굳게 약속한 명문정당과 용광로 통합을 믿었다”며 “그저 참담할 뿐이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지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통합을 이룰수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이 제 가슴 안에 있다”고 호소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인 윤영찬 의원은 이날 오전 BBS 라디오에서 임 전 실장 컷오프를 두고 “(이 대표) 라이벌 자체의 싹을 아예 잘라버리겠다는 생각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보좌관을 지낸 ‘동교동계 막내’ 설훈 의원(5선·경기 부천을)은 이날 국회에서 회견을 열어 탈당의 뜻을 밝혔다. 설 의원은 “민주당은 민주적 공당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지배를 받는 전체주의적 사당으로 변모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대표를 조선시대 대표적 폭군으로 평가받는 연산군에 비유했다.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하고,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을 모두 쳐내며, 이재명 대표에게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대표가 “윤석열 정권에 고통받는 국민은 눈에 보이지 않고 그저 자신이 교도소를 어떻게 해야 가지 않을까만을 생각하며 당을 운영하고 있다”고도 했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와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합류를 놓고 고심 중이다.

민주당 공관위는 이날 친문계 홍영표 의원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을 전략선거구로 의결했다. 전략선거구로 지정되면 전략공천하거나 제한 경선을 치르게 돼 현역 의원이 컷오프된 것과 다름없다. 홍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남의 가죽을 벗기면서 손에 피 칠갑이 됐는데 자기 가죽은 안 벗기냐”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직장인 정책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천이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연이은 현역 의원들의 탈당에 대해 “입당도 자유고 탈당도 자유”라며 “경기를 하다가 질 것 같으니까 ‘경기 안 하겠다’ 이런 건 국민들 보시기에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친문재인(친문)계와 친이재명(친명)계 사이 계파 갈등에 대해서는 “우리는 명문정당”이라며 “가지들은 부딪힐 수 있지만 우리는 거대한 나무의 한 부분들”이라고 강조했다.

신주영 기자 [email protected], 김윤나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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