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당 '빅텐트' 돌풍 될까, '꼬마 민주당' 미풍 될까

이낙연 신당 '빅텐트' 돌풍 될까, '꼬마 민주당' 미풍 될까

이낙연 신당 ‘빅텐트’ 돌풍 될까, ‘꼬마 민주당’ 미풍 될까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창단 선언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신당 창당의 닻을 올렸다. 하지만 스스로 ‘외롭고 두려운 길’이라고 할 만큼 항로가 불투명하다. 제3지대에서 이준석·금태섭 신당과 결합하는 ‘빅텐트’에 성공한다면 4월 총선을 앞두고 광풍이 불겠지만, 민주당을 이탈하는 추가 지원군이 끊긴다면 정치적으로 고립돼 한낱 미풍에 그칠 수도 있다.

이낙연 신당 '빅텐트' 돌풍 될까, '꼬마 민주당' 미풍 될까

신당 창당 시 총선 때 투표할 정당. 그래픽= 신동준 기자

①‘낙준’ 빅텐트 성사 땐, 제3지대 태풍의 눈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이낙연-이준석’(낙준) 연대의 성사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이에 더해 새로운선택(금태섭·조성주), 한국의희망(양향자), 당신과 함께(박원석·정태근) 등 제3지대 정치세력이 빅텐트로 뭉치면 파괴력은 배가된다. 이에 이 전 대표는 탈당 기자회견에서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보다 훨씬 가까운 사람들끼리 모일 것”이라며 의욕을 내비쳤다.

전날 공개된 YTN·엠브레인퍼블릭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총선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각각 25%와 24%로 나타나 신당 창당 이전(민주당 34%·국민의힘 29%)과 비교하면 총 14%포인트 줄었다. 반면 11%는 이준석 신당에, 7%는 이낙연 신당에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낙연 신당 '빅텐트' 돌풍 될까, '꼬마 민주당' 미풍 될까

9일 국회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퍼스트 무버, 한국의 희망’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유호정 정의당 의원,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양 대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고영권 기자

이준석 전 대표의 개혁신당도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천하람 창당준비위원장은 CBS 라디오에서 “어느 정도 합칠 필요성이 있다”며 “화학적 결합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두 전직 대표는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대담 형식으로 빅텐트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고, 곧 방송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낙준’ 두 전직 대표가 속한 진영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다 보니 일종의 ‘방향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다. 앞서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총리를 지냈기 때문에 잘된 정책, 잘못된 정책이 있다. 특히 부동산 정책”이라며 이 전 대표를 언급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이날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저도 그렇고 문 대통령 본인도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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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창당이 총선에 미칠 영향은. 그래픽= 신동준 기자

②‘이탈 민주’ 중심 기호 3번 확보 가능성

빅텐트는 무산되고, 대신 기존 친낙계 의원들이 신당에 동참하면서 민주당에 균열이 발생하는 데 그칠 수도 있다. 사실상 공천을 기대하기 어려운 ‘하위 20%’ 의원 일부가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미 탈당한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 3명에 더해 4명 이상이 합류한다면 총 7석을 확보해 총선에서 정의당(6석)보다 앞선 ‘기호 3번’을 받는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채널A에서 “적어도 7, 8명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신당 바람이 일어나면 현역 의원들이 많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균열이 클수록 민주당의 총선 가도에 치명적이다.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신당 후보가 나올 경우 투표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20%였는데, 2020년 총선 이후 민주당 지지의사를 철회한 ‘이탈 민주’로 좁히면 비율은 29%로 높아진다.

이낙연 신당 '빅텐트' 돌풍 될까, '꼬마 민주당' 미풍 될까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전남 선출직공직자들이 11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전 대표의 탈당과 신당 창당을 규탄하고 있다. 광주=뉴스1

③추가 이탈 없으면… ‘꼬마 민주당’ 미풍

반면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을 탈당한 기존 3명의 의원과 원외 인사들로만 선거를 치를 경우 신당은 힘이 빠진다. 반대로 이재명 대표가 내부 단속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전날 탈당을 예고한 윤영찬 의원이 막판에 잔류로 마음을 돌린 사례도 있다.

이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호남의 측근 의원들도 이 전 대표 만류에 방점을 찍었다.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인 이병훈 의원과 전남도당위원장인 신정훈 의원 등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절박하고 간절할 때 분열이 있을 수는 없다”고 성토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원내에 진출해도,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꼬마 민주당’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대열에 합류하지 않고 새천년민주당에 남았지만 17대 총선에서 9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번에는 창당에 나선 만큼 21년 전과 상황이 반대인 셈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준석, 금태섭 등과 결합한다면 중도화 전략을 쓰면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민주당에서 2, 3명 더 나오는 수준이면 과거 ‘꼬마 민주당’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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