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왔으면 일본어로 주문해라" 생트집 잡던 선술집 결국

외국인 손님에게 “일본에 왔으면 일본어로 주문하라”며 일본어 사용을 고집한 선술집 업주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20일 엑스(X·구 트위터)에는 일본에서 선술집을 한다던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이 글에서 “어제 백인 커플이 가게에 찾아왔길래 ‘일본어를 모르면 응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그들이 ‘No english menu(영어 메뉴는 없나요)’라고 묻길래 일본어로 ‘없다’고 대답해줬다”고 적었다.

“일본왔으면 일본어로 주문해라” 생트집 잡던 선술집 결국

이어 A씨는 “여긴 일본이다. 나도 영어를 쓰는 나라에 가면 영어를 할 것이다”며 “일본에서는 일본어로 말하려고 노력해라. 무리라면 통역을 데리고 오라”고 말했다. 이 글은 조회 수 1700만회를 넘어서는 등 논란이 확산하자 A씨는 자신의 영업 방침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우리 가게도 일본어를 모르는 외국인 손님을 응대해줬다. 하지만 주문을 받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귀찮기도 해서 결국 거절하게 됐다”며 “그들은 우리의 수고에 비해 돈을 쓰지 않는다. 팁도 주지 않고 돈벌이도 잘 안 되기 때문에 응대를 그만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 관광객을 대접하고 싶은 사람은 마음대로 하면 된다”며 “나는 귀찮아서 일본어로밖에 응대하지 않을 뿐이다. 미군정 시대도 아니고 술집 영업을 하는데 영어로 응대할 필요가 있는가. 일본에 오면 일본 문화를 따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비판에 A씨는 결국 무기한 휴점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21일 다시 엑스에 글 올려 “가벼운 마음에 중얼거린 내용에 대해 매우 불쾌해하신 분이 많은 것 같아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지금은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일할 기력이 없어 휴업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영업 재개는 미정”이라면서도 “앞으로도 일본어를 읽고 쓸 줄 모르는 외국인 손님에게 의지하지 않는 술집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한국인 유튜버가 일본어를 쓰지 못한다는 이유로 숙박 업체에서 쫓겨나는 일도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이 유튜버는 야마구치현에 소재한 스파호텔 ‘캇타노유’에 도착해 영어로 예약을 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체크인하려 했지만, 프런트 직원이 그에게 던진 첫마디는 “일본어를 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일본어를 모르는 유튜버가 스마트폰 번역 앱을 이용해 “일본어는 못하지만, 예약은 이미 하고 왔다”고 밝혔지만, 돌아온 것은 “이곳에선 일본어를 못하면 숙박이 어렵다”는 황당한 답변뿐이었다

이에 유튜버가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항의하자 다른 직원이 나서 응대했지만, 그 역시 숙박이 어렵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 직원은 스마트폰 번역 앱으로 숙박 거부 이유를 묻는 유튜버에게 “일본어를 할 줄 모르면 고객과의 사이에 문제가 일어났을 때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일본어를 못하는 관광객들의 숙박은 거절하고 있다”고 답했다.

거듭된 항의에 책임자로 보이는 또 다른 직원까지 등장했지만, 호텔 측은 번역 앱을 통해 의사소통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유튜버의 항변에도 “일본의 목욕 시설을 사용해 본 적 있느냐”, “일본의 풍습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등 억지스러운 질문을 던지며 끝내 숙박 거부 의사를 철회하지 않았다.

결국 유튜버는 이런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동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고, 해당 영상은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확산하며 일본 사회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 예약을 이미 하고 방문했음에도 ‘일본어를 모른다’는 이유로 숙박을 거절한 시설에 대해선 찬반 목소리가 엇갈렸다.

대부분의 일본 누리꾼은 “사전 예약돼 있는데 언어를 못 한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해외)관광객들이 늘면서 관광산업에 숨통이 트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어를 모른다고 차별하는 건 비정상적 대응이다”라는 등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일본 누리꾼은 “불합리하다고는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고객들을 배려한 행동일 것”이라는 등의 의견도 있었다.

방제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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