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논란의 '버거킹 뉴와퍼' 첫날 먹어보니…"진해진 불맛, 가격 그대로"

[서울=뉴시스] 주동일 기자 = 15일 서울 시내 한 버거킹 매장. 2024.04.15 *재판매 및 DB 금지

버거킹이 한국 진출 40주년을 맞아 간판 메뉴 ‘와퍼’를 리뉴얼해 처음 출시한 15일 오전 8시. 비가 오는 날씨에도 서울 시내 버거킹 A매장은 와퍼를 주문하는 손님들로 좌석 대부분이 찼다.

새로워진 뉴(New) 와퍼는 공개 전부터 이례적 관심을 받았다. 버거킹코리아 측이 지난 8일 ’40년 만에 와퍼 판매를 14일 종료한다’는 마케팅을 펼치면서, 소비자들에게 큰 혼선을 줬다는 쓴소리를 받았다.

실제 ‘올드(Old)’ 와퍼 종료 예고일인 14일에는 ‘마지막 와퍼’를 즐기기 위한 인파가 대거 몰렸다는 전언이다.

버거킹코리아 SNS(사화관계망)에도 와퍼를 정말로 단종하는 것이냐는 ‘버거 마니아’들의 질문이 끊임없이 달리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8일 오후에는 첫 문구를 수정해 “40년간 운영해온 현재 와퍼의 판매를 종료하는 것은 맞다”며 ‘현재’라는 전제를 달았다.

결국 이날 ‘뉴 와퍼’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선보였는데, 새 메뉴가 별도로 나온 것은 아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5일 서울시내 버거킹 매장에 리뉴얼된 ‘뉴와퍼’ 이벤트 안내문이 붙어 있다. 15일 버거킹은 이날부터 21일까지 불맛을 특화해 리뉴얼한 ‘뉴와퍼’ 단품을 40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버거킹은 최근 ’40년 만에 와퍼 판매를 (14일) 종료한다’고 공지를 해 노이즈 마케팅 논란을 겪기도 했다.2024.04.15. [email protected]

기존 와퍼에 소금과 후추 시즈닝을 더해 진한 ‘불맛’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와퍼로 거듭났다는 상징적 의미를 전파했다.

공식 메뉴명은 기존과 똑같이 ‘와퍼’다. 가격도 단품 기준 7100원 그대로다. 한시적으로 40주년 기념으로 21일까지 4000원에 할인 판매한다.

그간의 이슈를 의식한 듯 이날 버거킹 측은 ‘뉴 와퍼’를 공식 출시 하며 “달라진 점을 더 잘 알리고 싶은 마음에 와퍼 판매를 종료한다는 고지로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일련의 개선들은 오직 고객의 만족을 위한 노력이었고, 이에 따른 가격 변동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논란의 노이즈 마케팅’ 속에 탄생했지만, 리뉴얼 와퍼의 맛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버거킹이 15일 와퍼 리뉴얼과 함께 올린 뉴스 패러디 영상. (사진=버거킹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매장에서 뉴 와퍼를 시식한 한 버거 애호가는 “맛이 변했을까봐 걱정했는데, 불맛을 살려 더 맛있어졌다”고 평했다.

새 와퍼는 첫 입부터 훈연향이 났다. 버거킹은 원래 1954년 직화방식으로 패티를 구운 버거 ‘와퍼’를 만들었다.

당시 버거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패티를 팬에 굽는 것과 달리, 조리 방식에 차별점을 두고 의도적으로 불맛을 살렸는데 ‘와퍼 근본’에 더 가까워졌다는 얘기다.

이번 리뉴얼에선 고기 사이 공간을 육즙으로 채우는 ‘텐더폼 패티’를 적용해 한장 뿐인 패티로도 전보다 고기맛을 진하게 느낄 수 있게 했다는 게 버거킹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채소를 넣은 버거에서 고기맛을 잘 내려면 패티가 최소 두장 이상 들어가야하는데, 새 와퍼는 한 장만으로도 충분한 육향이 났다. 쉽게 마르지 않는 글레이즈드 번을 적용해 전반적으로 촉촉한 식감을 줬다.

버거킹코리아 게시물. (사진=버거킹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외식업계에선 시그니처 메뉴일수록 애호가들이 기존 레시피를 유지하길 바라는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정설처럼 통한다.

‘버거킹 브랜드 그 자체’인 와퍼의 경우, 리뉴얼 만으로도 여론 뭇매를 맞을 수도 있던 상황. 하지만 이번 40주년 와퍼 리뉴얼은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해당 메뉴의 본질과 장점을 잘 이해하고 부각시켰다는 얘기도 있다.

직장인 A씨는 “사실 소비자 건강을 고려해 채소를 늘린다거나, 반대로 새로운 맛이라며 달콤한 소스를 더하진 않을까 걱정이 됐는데 본연의 맛을 전보다 잘 살려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비케이알(BKR)이 국내에서 운영 중인 버거킹은 1984년 우리나라에 첫 매장인 서울 종로점을 열고 와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BKR 관계자는 “올해 한국 진출 40주년을 맞아 버거킹은 ‘뉴 와퍼’를 시작으로 재료 각각과 조리법을 업그레이드해 불맛을 더할 계획”이라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불맛 프로젝트’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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