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한국 울린 ‘여우’···인니, 신태용 신드롬

아! 한국 울린 ‘여우’···인니, 신태용 신드롬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인도네시아에 패한 선수들이 낙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뚝심의 ‘황새’ 황선홍이 ‘여우’ 신태용에게 당했다.

한국 축구가 ‘인도네시아의 신태용 매직’에 걸려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인도네시아 신태용 감독은 경기에 앞서 “운명의 장난처럼 8강에서 만나게 됐다. 한국을 꼭 피하고 싶었던 것이 속마음이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솔직히 많이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라운에서 양보는 없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26일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정규시간 90분과 연장 전·후반까지 총 120분간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 끝에 10-11로 졌다. 황선홍호는 4강 진출 실패로 오는 7월 파리 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됐다.

초반부터 꼬였다. 전반 8분 프리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이강희가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그러면서 선제골은 인도네시아가 가져갔다. 전반 15분 라파엘 스트라윅이 수비에 맞고 나온 공을 그대로 골로 연결하며 앞섰다.

이후 공세의 강도를 높였지만 결정적인 상황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위협적인 장면은 인도네시아가 더 많았다.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오른쪽 측면 크로스 때 엄지성의 헤더가 상대 선수를 맞고 굴절돼 들어가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동점 상황은 길지 않았다. 수비 집중력이 문제였다. 3분도 지나지 않아 인도네시아가 다시 리드를 잡았다.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한국 수비진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이를 다시 라파엘이 그대로 밀어넣었다.

리드를 내준 황선홍호는 후반 시작과 함께 강상윤, 이영준, 정상빈을 투입해 동점골을 노렸다. 하지만 후반 21분 교체로 들어간 이영준이 상대 수비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발을 깊이 넣어 레드카드까지 받았다.

한국은 수적 열세 상황에서 후반 38분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 냈다. 상대 세트피스 상황에서 빠르게 역습에 나섰고, 정상빈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을 차분하게 골로 연결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심판진에게 강하게 어필한 황선홍 감독까지 퇴장 명령을 받았다.

연장 전·후반도 득점없이 마친 두 팀은 승부차기에 접어들었다. 양 팀 모두 첫 5명의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키며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선축인 한국은 6번째 키커 강상윤이 실패하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인도네시아는 다음 키커의 실축으로 기회를 이어갔다. 결국 12번째 키커에서야 승부가 갈렸다. 이강희의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고, 수원FC에서 뛰는 프라타마 아르한은 집중력있게 마지막 골을 성공시켜 인도네시아의 승리를 이끌었다.

한편 한국을 격파한 신태용 감독은 그야말로 매직을 일궜다. 인도네시아는 열광의 축제 도가니에 빠졌다. 앞서 조별리그에서 호주와 요르단을 제압하면서 U-23 아시안컵 첫 8강 진출에 한국까지 꺾고 4강까지 올랐다. 인도네시아는 25일 신태용 감독과 2027년까지 전격 재계약을 체결했다.

안병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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