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주 핵무기 배치?” 발칵 뒤집힌 미국

“러시아가 우주 핵무기 배치?” 발칵 뒤집힌 미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

러시아가 인공위성을 요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우주에 배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이 알려지면서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14일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마이크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오늘 정보위원회는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에 관한 정보를 모든 의원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위협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기밀 해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위협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하원 정보위원장이 국가 기밀과 관련해 공개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에 미국 사회에 큰 파장이 일었다. 이어 미국 국방·안보 관리들이 15일 미국 기밀에 대한 브리핑을 받는 상·하원 양당 지도부 8명을 뜻하는 ‘갱 오프 에이트’를 소집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미 의회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이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배치와 관련된 것이라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ABC뉴스는 익명의 의회 관계자를 인용, “(기밀 정보는) 러시아가 지구에 핵무기를 투하하는 것이 아닌 우주에서 위성을 향해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매우 우려스럽고 민감한 일”이라고 전했다. WP도 “러시아가 우주에서 핵무기를 폭발시켜 방사능 방출을 통해 인공위성을 무력화하는 실험을 진행해 왔다”고 했다.

‘우주 핵무기’에 대한 우려는 이미 반 세기 전인 1960년대부터 존재했다. 냉전 시기 우주 공간을 거쳐 목표물을 타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개발되고, 우주 공간 탐험에 대한 미국과 소련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우주 핵무기 배치도 논의되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은 실제로 우주 핵무기를 실험했지만, 상용화하지는 않다고 한다. 이후 우주 공간이 군사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1963년 유엔총회는 우주에 대량 살상 무기를 반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어 4년 후인 1967년  미국·영국·소련 등이 우주에서 핵무기 사용을 금지하는 조약에 공식적으로 서명했다. NYT는 “(이번 기밀 정보는) 모든 궤도상의 핵무기 사용을 금지하는 우주조약을 러시아가 폐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우주 핵무기가 실제로 사용될 경우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주 핵무기 공격을 미리 예측하거나 무력화시킬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NYT는 “우주 핵무기가 배치될 경우 미국과 동맹국의 민간 통신, 군사 지휘 및 통제 작전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며 “현재 미국은 이런 무기에 대응하고 위성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WP는 기밀 정보 브리핑을 받은 의원을 인용 “(우주 핵무기는) 잠재적인 전략적 게임 체인저”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사안이 국민들이 동요할 만큼 임박한 위협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당 사안을) 터너 의원이 먼저 공개해서 조금 놀랐다”며 “세상에는 우리가 매일 대처하는 다양한 위협과 도전이 있으며 테러에서부터 국가 행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했다. 우주 핵무기 사용이 빠른 시일 내 현실화할 위협은 아니라는 것이다. 현지 언론들도 “관리들에 따르면 러시아가 실제로 핵무기를 배치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긴급한 위협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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