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투기 물리칠 ‘한국의 수호자’, 위력은 어떨까 [박수찬의 軍]

2030년대 한반도 하늘을 지킬 공군의 전력증강 작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은 화살-2형과 불화살-3-31형, 신형 지대공미사일 등의 유도무기를 잇따라 발사하고 있다.

 

전투기를 새롭게 도입하기 어려운 북한의 특성상 미사일을 이용해 공격·방어능력을 극대화하는 비대칭작전은 대남 압박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한국도 북한보다 가장 전력 차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 공군력을 통해 북한 위협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종류의 공중전력을 도입, 대북 억제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북한 전투기 물리칠 ‘한국의 수호자’, 위력은 어떨까 [박수찬의 軍]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격납고에서 KF-21 전투기가 나오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먼저 보고, 먼저 쏜다

 

항공통제기 2차 사업은 공중에서 전투기를 지휘통제하면서 특정 공역을 감시할 수 있는 조기경보통제기 4대를 약 3조원을 들여 구매하는 사업이다.

 

공군은 미국 보잉 E-737 조기경보통제기 4대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노스롭그루먼의 전자주사식(MESA) 레이더를 장착, 360도 방향에서 370㎞ 이상 떨어진 표적을 탐지한다.

 

북한의 순항미사일은 일반적으로 고도 50m 상공에서 비행한다.

 

산악지형이 많은 한반도 특성상 지상 레이더에선 순항미사일 포착이 어려운 사각지역이 있는데, 조기경보통제기는 이같은 문제를 해소해준다. 다만 4대로는 감시정찰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가 어려웠다.

 

군은 2020년 6월 1조5900억원을 투입해 조기경보통제기 2대를 해외에서 도입하기로 했지만, 4대 구매가 더 효율적이라는 지적에 소요 재검증과 사업타당성 재검증을 거쳐 지난해 5월 4대 도입으로 변경됐다.

 

북한 전투기 물리칠 ‘한국의 수호자’, 위력은 어떨까 [박수찬의 軍]

공군 E-737 공중조기경보통제기가 활주로에서 이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11월 항공통제기 2차 국외구매사업 입찰공고를 했다. 상업구매 또는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대외군사판매(FMS)로 일반경쟁과 협상에 의한 계약이 적용된다.

 

입찰공고 직후 미국 보잉(E-7A)과 스웨덴 사브(글로벌아이), 미국 L3해리스(G6500)가 제안서를 냈고, 방위사업청은 지난 22일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하지만 지난 27일 방위사업청은 입찰재공고를 냈다. 제안서 제출기한은 오는 19일까지다.

 

방위사업청은 업체들이 제출한 제안서에 결격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선 현지 시험평가 계획과 신용평가 문제가 거론된다. 사브와 L3해리스 중 한 업체에 해당하는 문제로 알려졌다.

 

항공통제기 2차 사업 입찰공고문에는 방위사업청장이 지정한 국제신용평가회사(나이스 D&B, 무디스 애널리틱스, 한국기업데이터)에서 발급받은 신용평가등급확인서 원본 1부를 제안서에 첨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지정 회사가 발급한 확인서 제출은 결격 사유다.

 

현지 시험평가는 무기를 도입할 때, 반드시 거치는 절차다. 그런데 이번엔 현지 시험평가 일정이 제대로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시험평가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말도 나온다.

 

북한 전투기 물리칠 ‘한국의 수호자’, 위력은 어떨까 [박수찬의 軍]

공군 F-35A 스텔스전투기들이 활주로에서 이륙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글 제안서 제출 논란도 제기된다. 보잉은 FMS 방식으로 사업에 참여한다. FMS 제안서는 영어로만 작성된다. 방위사업청이 입찰재공고를 했지만, 미국 정부의 기밀이 담겨 있는 FMS 제안서를 미국 측이 보안 유출 등의 위험을 무릅쓰고 한글로 번역할 지는 불확실하다.

 

보잉의 E-7A는 E-737을 개량한 것이다. 기체와 레이더는 같고, 지휘통제체계 등이 향상됐다. 호주와 튀르키예가 운용중이고 영국과 미국,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도 도입을 결정했다.

 

사브의 글로벌아이는 캐나다 봄바디어의 비즈니스 제트기 G6500에 사브가 만든 에리아이-ER 레이더를 탑재, 650㎞ 범위에서 수천 개의 목표물을 추적·탐지한다.

 

360도 감시를 원하는 공군의 요구성능(ROC)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사브는 전방과 후방에 레이더를 추가해서 ROC를 충족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추가된 레이더와 기존 전자장비 간의 전자적 간섭 여부, 다양한 탐지장비가 수집한 정보들이 하나의 콘솔에 문제 없이 표시될 것인지 등이 검증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북한 전투기 물리칠 ‘한국의 수호자’, 위력은 어떨까 [박수찬의 軍]

국산 KF-21 시제4호기가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L3해리스는 G6500 기체에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레이더를 탑재한 모델을 제안한다. 다양한 기체에 감시정찰장비를 통합한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백두체계능력보강 2차 사업은 올해 예산에서 1633억원이 책정됐다. 전체 사업규모는 8775억원이다. 지난 2021년 12월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도입한 공군 백두정찰기를 대체할 신형 정찰기 4대를 2026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프랑스 닷소(Dassault)의 비즈니스 제트기인 팰콘 2000LXS에 통신정보(COMINT), 전자정보(ELINT)와 함께 미사일 발사 여부를 판단하는 화염탐지 기능이 포함된 계기정보(FISINT) 기능, 지상과 항공기 간 데이터 전송을 위한 데이터링크 기능을 보유한다.

 

F-35A 스텔스 전투기 20대를 도입하는 F-X 2차 사업도 올해 예산에서 4249억원이 책정됐다. FMS 방식으로 진행하며 2028년까지 약 3조75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1차 사업을 통해 구매한 F-35A 40대는 2022년 1월에 배치가 완료됐다.

 

국산 KF-21 전투기 최초 양산도 시험비행 등에서 기술적 문제가 없다면, 올해 착수될 예정이다. 올해 예산에는 2387억원이 포함됐다.

 

2028년까지 약 8조원이 투입될 KF-21 양산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20대 생산 계약을 맺고, 타당성 재검증 작업을 거쳐 20대를 추가 양산하는 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다만 시험평가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있다면, 일정 지연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초양산 물량이 20대씩 나뉜 것은 지난해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공대지 무장 분리시험 등 성능 검증이 완료되지 않았으므로 초도 물량을 40대에서 20대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내려진 것과 무관치 않다.

 

북한 전투기 물리칠 ‘한국의 수호자’, 위력은 어떨까 [박수찬의 軍]

한화시스템이 만든 수출용 M-SAM 블록-Ⅱ 다기능레이더 모형. 수냉식으로 냉각하며 탐지거리와 고도가 향상됐다. 한화시스템 제공

◆미사일 능력 강화도 추진

 

북한 탄도미사일 공격을 저지할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능력 강화도 이뤄진다.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Ⅱ(L-SAM-Ⅱ) 고고도요격유도탄 개발과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 블록-Ⅲ(M-SAM BLOCK-Ⅲ) 개발이 그것이다.

 

두 사업은 올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국회 상임위원회 예비심사 단계까진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으나 본회의 단계에서 각각 25억원, 26억원이 배정되어 올해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KAMD는 패트리엇(PAC-3)과 M-SAM 블록-Ⅰ·Ⅱ(고도 15~40㎞), L-SAM(고도 40~60㎞)이 다층 방어망을 구성한다. 두 차례의 요격 기회를 얻도록 해서 지상 피해를 줄이려는 것이다.

 

L-SAM을 개량한 L-SAM-Ⅱ는 요격고도가 60~100㎞에 달한다. 고고도 요격유도탄과 활공단계 요격유도탄이 핵심 역할을 맡을 예정인데, L-SAM 포대에 발사차량 2대를 추가하는 형태로 운용된다.

 

고고도요격유도탄은 L-SAM 미사일보다 요격고도가 크게 상향된 것이다. 미사일 방어범위를 확장하고, 북한의 동시다발적인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능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기존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요격을 시도하므로, 고고도요격유도탄이 실전배치되면 KAMD는 최대 3번의 요격 시도가 가능하다.

 

북한 전투기 물리칠 ‘한국의 수호자’, 위력은 어떨까 [박수찬의 軍]

공군 M-SAM 지대공미사일이 표적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활공단계 요격유도탄은 마하 5가 넘는 극초음속으로 날아가는 미사일을 고도 30~40㎞에서 요격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해당 고도에서 활공을 하면서 속도가 다소 줄어드는데, 활공단계 요격유도탄은 이때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존에는 고고도요격유도탄과 활공단계 요격유도탄이 함께 개발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회에서 공개된 올해 예산에서는 고고도요격유도탄만 언급됐다.

 

KAMD 조기 완성을 위해 고고도요격유도탄 개발 일정이 앞당겨졌거나, 활공단계 요격유도탄 개발 일정이 조정됐을 가능성이 있다.

 

M-SAM 블록-Ⅲ 사업은 M-SAM 블록-Ⅱ보다 요격성능과 동시교전능력 등을 높인 지대공미사일체계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지대공미사일체계의 ‘눈’ 역할을 하는 다기능레이더는 기존보다 탐지거리와 고도 등이 향상된다. M-SAM 레이더 제작사인 한화시스템은 M-SAM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과 관련, UAE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다기능레이더를 만들었다.

 

우선 고온의 사막 기후와 드론 탐지 필요성 등을 감안해 수냉식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탐지거리는 300㎞, 탐지고도는 30㎞ 이상까지 높아졌다. 또한 24시간 가동도 가능하도록 기술적 신뢰성도 높였다.

 

한국군의 M-SAM 블록-Ⅲ에 사용될 다기능레이더도 이같은 기술이 기반이 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저고도로 날아오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및 대구경 방사포 공격을 저지할 수 있도록 탐색기가 표적을 정확하게 탐지하는 기술, 요격미사일이 더욱 민첩하게 비행하며 요격작전을 할 수 있는 기술 등을 갖출 예정이다.

 

이같은 기술은 북한이 올해 초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 요격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극초음속미사일은 고도 30~40㎞에서 마하 5가 넘는 속도로 활공비행한 뒤 낙하한다. 요격미사일의 기동성과 탐지능력이 우수하면 극초음속미사일을 요격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M-SAM 블록-Ⅲ가 2030년대 실전배치된다면, 북한 미사일에 대한 저고도 및 종말단계 방어능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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