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는 왜 와가지고" 시즌2…LG는 17K 악몽이 다시 떠오른다, 개막전부터 '류현진의' 한화라니

▲ ‘안녕?’ 류현진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복귀한다. 나머지 9개 구단은 긴장할 수 밖에 없다. ⓒ곽혜미 기자

▲ ‘안녕?’ 류현진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복귀한다. 나머지 9개 구단은 긴장할 수 밖에 없다. ⓒ곽혜미 기자

▲ 차명석 단장. ⓒ 스포티비뉴스 DB

▲ 차명석 단장. ⓒ 스포티비뉴스 DB

[스포티비뉴스=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 신원철 기자] “걔는 왜 와가지고…”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이 ‘빅리거’ 김광현의 SSG 랜더스 복귀를 두고 했던 이 말이 2년 만에 다시 반복될 수 있다. 이번에는 더 큰 것이 온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11년 커리어를 내려놓고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다. 류현진에게 가장 약했던 ‘디펜딩 챔피언’ LG가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기대와 달리 20일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류현진의 KBO리그 복귀는 이미 기정사실이다. 한화는 발표만 하지 못했을 뿐 유니폼 제작이나 스프링캠프 합류 일정 등 류현진과 함께 할 2024년 시즌을 이미 준비하기 시작했다. 류현진도 이삿짐을 한국으로 보내놓고 고국에서의 삶을 계획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계획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한화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을 개막전부터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은 지난해 귀국 후 국내에만 머물며 메이저리그 계약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건강하게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미국에서 나오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트레이닝을 준비했던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한화 유니폼을 입은 뒤에는 바로 투구에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현재 스프링트레이닝에서 모두 라이브 피칭과 배팅을 시작한 상태다.

▲ 류현진이 12년 만에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다. ⓒ 곽혜미 기자

▲ 류현진이 12년 만에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다. ⓒ 곽혜미 기자

▲ 한화 이글스 99번 류현진의 유니폼을 올해부터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 곽혜미 기자

▲ 한화 이글스 99번 류현진의 유니폼을 올해부터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 곽혜미 기자

개막전 상대이자 그동안 류현진에게 가장 약했던 팀인 LG에 불똥이 튀었다. 류현진은 KBO리그 시절 LG를 상대로 35경기에 나와 21승 8패 평균자책점 2.36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냈다. ‘신인왕 MVP’의 전설이 시작된 경기는 2006년 4월 12일 잠실 LG전이었다. 류현진은 7⅓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고졸 신인 데뷔전 승리 기록을 세웠다. 2010년 5월 11일에는 LG에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기록하면서 무려 17탈삼진을 기록했다.

디펜딩 챔피언이면서 투수 쪽에 전력 유출 요소가 분명한 LG는 류현진과 만남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LG 염경엽 감독은 솔직하게 걱정되는 속내를 드러냈다. 예전처럼 원정에서 개막을 맞이한 팀들이 다음 주 화요일에 홈 개막전을 치르는 방식이라면 류현진이 정규시즌 3번째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모양새로 봐도 오히려 이쪽이 ‘금의환향’에 어울리는 복귀전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모든 팀이 주말 시리즈에 홈 개막전을 치른다.

한화의 경우 3월 23일 잠실구장에서 LG와 정규시즌 개막전을,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t 위즈와 홈 개막전을 벌인다. 21일 스프링캠프 합류 후 순조롭게 몸을 만든다면 류현진이 이 두 경기를 모두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 데뷔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청주구장에서 1경기 17탈삼진 신기록을 세웠던 류현진을 LG는 잊지 못한다.

▲ 2022년, SSG는 김광현의 복귀를 발판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강화하고 전무후무 ‘와이어 투 와이어’ 정규시즌 1위를 달성했다. ⓒ연합뉴스

▲ 2022년, SSG는 김광현의 복귀를 발판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강화하고 전무후무 ‘와이어 투 와이어’ 정규시즌 1위를 달성했다. ⓒ연합뉴스

2년 전 악몽도 떠오른다. LG는 2022년 김광현의 SSG 복귀라는 변수에 제대로 당했다. 구단 자체 시뮬레이션에서는 정규시즌 1위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왔는데, 그해 3월 8일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KBO리그로 복귀하기로 하면서 이 계산이 틀어졌다.

김광현은 2022년 28경기에서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대활약했다. 다승 3위, 평균자책점 2위로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리그를 다시 장악했다. 차명석 단장은 김광현의 복귀로 정규시즌 1위 목표가 무산됐다면서 “걔는 왜 와가지고…”라며 자조 섞인 농담을 하기도 했다.

LG는 결국 2022년 정규시즌을 2위로 마무리했다. 사실 LG도 87승 2무 55패(승률 0.613)로 구단 역사상 최다승 기록을 세우는 등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했다. 그런데 SSG의 승률이 너무 높았다. SSG는 88승 4무 52패(승률 0.629)로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를 차지했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

류현진의 한화가 당시 SSG처럼 우승 전력으로 뛰어오를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한화는 최근 최하위권에서 크게 올라오지 못한 ‘암흑기’를 겪고 있는 팀이다. 단 이 과정에서 쌓인 유망주들이 잠재력을 실력으로 바꾼다면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받는 팀이기도 하다. 여기에 류현진이 가세했으니 분명 쉽게 상대할 수 없다는 이미지가 생겼다.

시뮬레이션도 다시 해야 한다. LG가 류현진에 당했던 과거를 생각하면, 다른 팀보다 더 큰 손해를 본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염경엽 감독은 당장 이번 시즌 목표로 삼았던 두 가지 가운데 하나는 지워버렸다. 바로 구단 역사상 최다승 신기록 경신이다. LG는 지난 2022년 정규시즌 2위에 오르면서도 구단 최다승 기록은 새로 썼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에서 1위에 오르면서 86승 2무 56패 승률 0.606을 기록했다. 승수는 2승 적었지만 순위는 1위였다.

전력분석팀 관계자는 “지금의 몸 상태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에서 더 뛸 수 있는, 계약을 할 수 있는 선수가 한국에 온 것 아닌가”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광현의 SSG 복귀가 리그 판도를 바꾼 것을 목격했기에 더욱 경계하는 분위기다.

▲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 염경엽 감독 ⓒ곽혜미 기자

염경엽 감독은 21일 “한화가 류현진을 화요일 홈 개막전에 넣겠구나 싶었는데, 잠깐 다시 생각해 보니 이제 개막 시리즈에서 원정경기를 치른 팀도 다음 주말에 홈 개막전이 있더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목표 하나를 빼야겠다. 구단 역사상 최다승(88승)은 어려울 수도 있겠다”며 “올해 우승 팀의 승수도 예년보다 줄어들 거다. 84승이면 1위가 되지 않나 싶다”고 얘기했다.

한화와 상대전적 목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한화 상대로 +3승(9.5승~6.5패) 정도를 기대했는데 쉽지 않게 됐다. 우리 전체 목표 승수에서 1.5~2승 정도는 빼야 맞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한화가 4강 전력을 갖췄다. 선수 1명이 들어온 수준이 아니다. 4선발까지 다 갖춰졌는데, 이 4명 가운데 우리가 맞대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우리가 경기를 잘 준비하고 치러야 이길 수 있다”고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예상했다.

중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고 봤다. 염경엽 감독은 “상위권 팀들에도 류현진이 변수가 되겠지만, 중위권은 그 여파가 더욱 크게 다가올 수 있다. KBO리그는 감독이 변수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이 생각하는 2024년은 ‘파도의 연속’이다. 그는 “재미있어질 것 같다. 감독들은 머리가 아프지만 팬들께는 더 없이 재미있는 시즌이 될 거다. (한화의 전력 강화로)중위권에서 포스트시즌에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하나 줄어들었다고 본다”고 얘기했다.

그래도 염경엽 감독은 마지막에 웃는 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류현진의 복귀가 우승이라는 목표까지 막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염경엽 감독은 20일 류현진의 한화 입단이 기정사실이 됐다는 소식에 “작년 우승이 올해는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 특히 선배 선수들이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작년 12월부터 팀과 개인이 한단계 성장을 이루기 위하여 잘 준비해 준 덕분에 어느해 보다 캠프에서 시즌 준비하는 과정이 아주 좋다.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또 “올 시즌은 기존 선수들의 연속적인 성장이 목표다. 이 목표가 시즌 중에 이루진다면 점점, 더욱 더 강해지는 LG가 될 거로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류현진 복귀 후폭풍이라는 점에 얽매이지 않고 계획한 대로 시즌을 치르겠다는 각오다.

▲ LG 한국시리즈 우승 ⓒ곽혜미 기자

▲ LG 한국시리즈 우승 ⓒ곽혜미 기자

▲ 한국시리즈 우승 LG ⓒ곽혜미 기자

▲ 한국시리즈 우승 LG ⓒ곽혜미 기자

주장 오지환은 여전히 자신감을 보였다. 류현진과의 싸움은 지더라도 경기는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그는 “나는 (류)현진이 형 한국 돌아오는 게 좋다 한국 야구에 좋은 일 아닌가. 만나뵙게 되면 축하한다고 전해드리고 싶다. 경기에서 불리해질 수는 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다. 그런데 이제는 경기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다. 작년까지는 상대 선발이 얼마나 갖춰져 있나, 그럼 경기가 어떻게 흘러가겠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작년에 역전승을 그렇게 많이 하니까 이게 생각이 바뀌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물론 현진이 형 상대하면 점수 많이 못 낼 거다. 안타 3개, 4개 연속으로 치기 힘들다. 그런데 또 다른 방법으로 풀어가는 재미를 알았다. 안타 하나라도 나가서 뛰고 볼넷 골라 나가고. 그래서 오히려 재미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의 복귀 소식은 입단 동기인 채은성에게 전해들었다고. 채은성은 ‘류현진 선배가 온다’고 말하지는 않고, ‘희소식이 있다’고만 했는데 오지환이 ‘희소식이라고 해봤지 현진이 형 오는 거 아니냐’고 받아쳤다고 한다. 오지환은 “(채)은성이가 전화해서 개막 시리즈 1승 1패씩 하자고 하던데 2승 다 하겠다고 했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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