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임금체불에 정부 칼 뺐지만…근절 대책 실효성은 '미흡'

꾸준히 대책 발표하지만 …사업주 경제적·형사적 제재 강화 필요성↑노동계 “임금 체불할수록 사업주가 이득 보는 법·제도적 한계 손봐야”

'역대 최대' 임금체불에 정부 칼 뺐지만…근절 대책 실효성은 '미흡'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3차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2024.2.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임금체불 해소는 민생안정을 위해 즉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경제적 제재 강화 등 제도개선으로 임금체불로 인해 얻는 이익보다 손실이 큰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임금을 체불하거나 떼먹고는 한국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어렵게 만들겠다”

‘임금체불’ 문제에 대한 최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의 말들이다. 이 장관은 간담회와 같은 공개석상에서 임금체불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수차례 언급하며 정부의 강력한 근절·단속 의지를 드러냈다.

11일 고용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지난 5일 발표한 ‘2024년 근로감독 종합계획’에서도 고의·상습 임금체불에 대해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원칙으로 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체불 신고가 쉽지 않은 재직 근로자들을 위해 ‘익명제보’를 토대로 한 기획감독도 처음으로 시행 중이다. 체불만큼은 노사법치주의 확립을 통해 확실히 뿌리 뽑겠다는 의지다.

임금체불에 대한 정부의 이같은 대책은 지난해 전국 누적 임금 체불액이 1조784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따른 조치다. 심각한 임금체불 문제가 지속되자 정부는 상습체불 사업주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체불 대책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임금체불 대책은 지난해에도 나온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상습 임금체불 사업주에 대한 신용제재와 명단공개와 같은 경제적 제재를 강화한 내용의 ‘상습체불 근절대책’을 내놓았다. 이에 더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는 등 폭증하는 임금체불 근절을 천명했지만, 정작 결과는 ‘역대 최대규모의 임금체불’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일각에선 임금체불 규모가 증가한 것을 두고 정부의 예방대책이 효과가 미미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특히 노동계에서는 체불 사업주의 상당수가 벌금형에 그치고, 벌금액도 크지 않은 만큼 재발 가능성마저 예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노동계는 고의적인 체임에 대해 체불액의 2~3배에 해당하는 부가금을 사업주에게 물리는 등 경제적·형사적 제재 강화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9월 1~6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엠브레인 퍼블릭 의뢰) 결과를 보면 임금체불 발생 이유로 ‘임금체불 사업주가 제대로 처벌되지 않아서’가 69.9%로 나타났다. 이는 ‘사업주가 지불 능력이 없어서'(23.6%)라는 이유보다 세배가량 많은 응답이다.

또 같은 설문조사에서 직장인들은 ‘임금체불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한 응답으로 ‘반의사불벌죄 폐지'(26.7%)를 꼽았다. 체임의 경우 노동자가 사업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사업주는 기소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노동자는 체불된 임금을 빨리 받기 위해 감액된 금액으로 사업주와 합의에 나서는 문제가 있었다.

성지훈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통화에서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 입장에서는 지불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다 (노동자와) 합의해 적은 돈만 주면 처벌받지 않는 구조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임금을 체불할수록 사업주가 이득을 보는 법·제도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정비하지 않는다면 체불 규모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역대 최대' 임금체불에 정부 칼 뺐지만…근절 대책 실효성은 '미흡'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건설업계 위기상황 대응 관계부처 합동 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2024.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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