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죽인 최윤종 가족 잘 사는데"... 오빠의 울분

“내 동생 죽인 최윤종 가족 잘 사는데”… 오빠의 울분

서울 관악구 등산로 성폭행 살인 사건의 피고인 최윤종이 지난해 8월 25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최윤종(31)에게 살해당한 초등 교사의 유족이 21일 순직 심사를 앞두고 심경을 전했다. 유족 측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한 최씨에 대해 “어처구니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는 신림동 등산로 사건 피해자의 친오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동생 순직 절차 때문에 서울에 올라왔는데 이게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글을 써볼까 한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제 동생은 스무 살에 서울교대에 합격 후 15년을 첫 자취방 보증금 말고는 집에 손 한 번 빌리지 않은 착한 딸이고 동생이었다”며 “어떻게 이렇게 극과극의 인간이 내 동생을 저렇게 만들었는지 정말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최씨는 지난해 8월 17일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방학 중 교내 연수 준비를 위해 출근하던 30대 초등 교사를 흉기로 때려 성폭행한 후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됐다. 피해 교사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이틀 뒤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숨졌다.

A씨는 사건 당일 경찰로부터 동생이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믿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생각할 겨를 없이 어머니를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갔다”며 “도착하자마자 담당 선생님께서 임종면회를 해야할 것 같다고 하셨다. 이미 병원에 왔을 때부터 심정지가 40분가량 진행되어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환자실에서 본 동생의 모습은 온몸이 긁힌 상처투성이였고, 기계에 의존해 호흡만 간신히 하고 있었다”며 “그렇게 동생은 이틀 만에 하늘나라로 가버렸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최원종에게 살해당한 피해자의 비석.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는 최씨를 향해 분노를 쏟아냈다. 그는 “스무 살 때 군대에서 총기 들고 탈영하고 강제 전역 후 10년간 아르바이트 한 번 안 해보고 집에서 컴퓨터 게임이나 하루 종일 하는 그런 놈에게 제 동생이 당했다니”라며 “공소장을 보면 동생이 그놈에게 ‘선생님, 왜 이러세요. 진정하세요”라며 달래고 회유까지 했다. 그런데도 그 나쁜놈은 동생 다리뼈를 부러뜨리고 가파른 길로 밀어 목졸라 죽였다”고 했다.

강간살해 혐의로 기소된 최씨는 지난달 22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A씨는 “역시나 판결은 무기징역이었다. 그런데도 그놈은 억울하다고 현재 항소한 상태”라며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분노했다. 이어 “사건 이후 지금까지 저는 모든 일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어머니는 아예 집 밖을 못 나가신다”며 “그런데 가해자 가족은 저희에게 사과 한 마디 없고 이사가서 회사 잘 다니며 일상생활 잘 하고 있다고 한다. 피해자 가족은 죽지 못해 사는데 정말 이게 맞는 거냐”고 토로했다.

악성 댓글도 유족을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A씨는 “‘여자 혼자 그 시간에 뭐하러 운동하러 갔냐’, ‘이래서 성매매 합법화하는 게 낫다’ 는 댓글을 보며 제정신으로 살기가 힘들었다”며 “제 동생은 학교에서 체육부장 보직이었고 방학 때 교내 탁구 연수를 위해 출근 중에 그렇게 됐다”고 호소했다.

인사혁신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는 21일 피해 교사에 대한 순직 여부를 심사한다. A씨는 “합당한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며 “동생이 하늘에서 아버지랑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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