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오르며 환영객들에게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2023.12.11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주로 잡혔던 독일·덴마크 국빈·공식 순방을 연기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전날 오후까지 기자 동행 취재 신청을 받던 사안인데, 반나절 만에 돌연 연기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뒤 16차례 외국 순방을 다녀왔지만, 예정된 일정을 취소·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출발을 불과 나흘 앞두고 순방을 연기하면서도 대통령실은 뚜렷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 ‘여러 요인을 검토했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다. 이런 태도가 불필요한 의혹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도 순방을 취소·연기한 적이 있다. 가깝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예정됐던 미국 순방을 나흘 전에 순연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8년 히로히토 당시 일왕의 건강 악화로 일본 순방 일정을 취소했다. 모두 상대국의 피치 못할 사정이나 중대한 국내 문제 등 사유가 분명했고, 충분한 설명이 이뤄져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었다. 지금처럼 ‘여러 요인’이라는 식으로 뭉뚱그린 적은 없었다. 마치 국민들에게 ‘그렇다면 그런 줄 알라’는 식으로 일방 통보하는 듯한 오만한 태도로 비친다.
이 정부 들어 대통령 일정이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자기 바뀐 게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2일에도 윤 대통령은 ‘민생 토론회’가 열리기 30분 전에 ‘감기’를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실은 전날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대응을 두고 대통령실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맞붙은 여파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이번에도 부정적 여론 등으로 김 여사 순방 동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게 실제 사유 아니냐는 의문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소설 중의 소설”이라고 반박하지만, 상황을 이렇게 만든 건 대통령실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국외 순방이 너무 잦은데다 순방 때마다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따라서 총선을 50여일 앞둔 시점의 국외 순방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7월), 영국·프랑스(11월), 네덜란드(12월) 등 유럽을 세차례 방문했다. 이번 독일·덴마크를 포함하면 반년 남짓한 시기에 같은 지역을 네차례 방문하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그렇다고 이를 직전에 취소하는 건 외교적으로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국외 순방을 포함한 대통령 일정이 갑작스레 바뀌고, 뚜렷한 설명도 하지 않는 것 모두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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