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에 밀린 현대차... 日 ‘프리미엄 전기차’ 전략 실패?

‘프리미엄 EV’ 현대차, 작년 일본서 492대 판매

‘가성비 EV’ 中 BYD, 1511대 판매… 현대차 3배

日 수입 전기차 시장 고속 성장… 올해도 판매 확대 예상

byd에 밀린 현대차... 日 ‘프리미엄 전기차’ 전략 실패?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지난 2022년 다시 문을 두드린 일본 시장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프리미엄’을 앞세워 전기차만 100% 판매하겠다며 야심차게 진입했지만, 지난해 일본 내 수입 전기차 시장이 크게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판매량이 500대에도 미치지 못하면서다.

반면, 현대차와 같은 해 일본 시장에 진출한 중국의 비야디(BYD)는 지난해 현대차보다 3배 넘는 전기차를 팔았다. 올해 역시 일본에서만큼은 전기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가 판매량을 높일 수 있을 지 관심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일본에서 연간 49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월 평균 50대도 채 팔지 못한 셈이다.

이는 지난 2022년 5월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뒤 그해 연말까지 약 6개월 간 판매한 수치(526대)보다도 7%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는 일본의 전기차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아이오닉5와 수소차 넥쏘 등을 앞세워 순수 친환경차만 판매하는 브랜드로 재진출한 바 있다.

아직까지 전기차 시장이 완전히 열리지 않은 일본에서 전기차를 앞세웠기 때문에 판매량이 저조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현대차와 같은해 일본에 진출한 중국 전기차 업체 중국 비야디의 상황은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일본 수입 전기차 등록대수는 전년 대비 약 60% 증가한 2만2890대로, 2019년부터 5년 연속 사상 최대대수를 기록했다.

비야디의 지난해 일본 연간 판매량은 1511대로, 현대차 연간 판매량의 3배를 상회했다.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월 판매 20~40대 수준에 머물렀으나 하반기 들어 월 150대~200대 이상 판매하며 전체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양사가 판매하는 차량 라인업 갯수도 비슷하다. 현대차는 현재 일본에서 코나 EV, 아이오닉5, 넥쏘 등 3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고, 비야디는 아토3, 돌핀 등 2종의 전기차를 판매 중이다. 사실상 수소차를 제외하면 전기차 모델은 2종으로 동일하다.

byd에 밀린 현대차... 日 ‘프리미엄 전기차’ 전략 실패?

BYD 돌핀 ⓒBYD

BYD 돌핀 ⓒBYD

같은해 일본에 진입해 똑같이 전기차를 앞세웠지만 양사의 희비가 갈린 것은 ‘전략 차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대중차가 아닌 고급차로서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웠고, 비야디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가성비 전기차에 집중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비야디 차량인 아토3의 가격은 3900만원으로, 보조금 적용 시 약 3200만원이다. 반면 현대차 아이오닉5은 4250만원으로 시작해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5300만원으로, 보조금을 적용받더라도 비야디보다 500만~1000만원 가량 비싸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 대비 일본의 전기차 시장이 한템포 늦는 점을 고려하면, 전기차 초기 성장세를 가로막는 ‘높은 가격’의 장벽을 깨는데 비야디의 가성비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아날로그 문화가 짙은 일본 특성상 판매 채널에서 일본 소비자들의 입맛에 비야디가 유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야디가 일본에서 2025년까지 판매 대리점 100곳을 목표로 빠르게 오프라인 거점을 늘린 것과 달리, 현대차는 100% 온라인에서만 차량을 판매한다. 프리미엄을 앞세운 ‘혁신’ 전략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승패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일본에서만큼은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대차가 내놓을 신차와 전략 재정비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가격 정책 역시 지난해 출시한 코나EV의 경우 비야디보다도 저렴하게 책정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기에도 애매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100% 온라인 판매, 전기차 등 여러 혁신을 불러일으켰던 테슬라처럼 글로벌보다 시장 확대 시기가 늦은 일본에서 현대차는 혁신의 아이콘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며 “하지만 신문물에 긍정적인 국내 소비자와 달리 일본은 기존의 문화를 지키려는 경향이 강하다. 또 현대차가 한국에서는 일본의 토요타와 같은 대중 브랜드임을 일본 소비자들이 잘 알고 있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추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야디 #현대자동차 #현대차 #일본 #현대차일본 #비야디일본 #일본전기차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기사

    News Related

    OTHER NEWS

    황일봉 전 광주 남구청장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사죄"

    정율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 참석한 황일봉 전 회장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이자 전 광주 남구청장은 28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범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 Read more »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 Read more »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지난 24일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도봉구청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가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를 완료하고 ... Read more »

    허재현 기자 "최재경 녹취록, 신뢰할만한 취재원에게서 확보"

    검찰 피의자 조사…”공수처에 검찰 관계자 고소” ‘대선 허위보도 의혹’ 허재현 기자, 검찰 피의자 조사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 Read more »

    ‘담배 모르는 세대’ 세웠던 뉴질랜드…세수 모자라 금연법 철회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세대 완전 금연을 목표로 한 뉴질랜드의 야심적인 금연 대책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출범한 뉴질랜드의 중도 우파 국민당 주도의 연정은 2009년 1월1일 ... Read more »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지능적 재산은닉 고액 체납자 집중 추적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명 유튜버 A씨는 매년 수억 ... Read more »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몸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곧바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 Read more »
    Top List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