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HMGICS, 현대차 미래모빌리티의 시작…100% 자동화 목표"

정홍범 HMGICS 법인장 “제품 개발·제조도 개인 취향 반영해 발전”

‘메타팩토리’·’자율공장’ 지향…”싱가포르, 글로벌 입지 갖춘 최적 시험장”

인터뷰하는 정홍범 HMGICS 법인장

(싱가포르=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여러분이 오늘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보시는 것은 현대자동차가 미래 모빌리티로 나아가는 과정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HMGICS 건립 계획을 처음 밝힌 직후인 2020년 4월부터 이곳의 사령탑을 맡아 온 정홍범 법인장은 준공식을 닷새 앞둔 지난 1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HMGICS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HMGICS는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곳이지만, 단순한 자동차 생산 공장은 아니다.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한 시간에 수백 대의 차량을 양산하는 방식이 아닌 고객의 다양한 주문에 최적화된 차를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 ‘셀’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런 맞춤형 차량 제작 방식을 도입한 배경에 대해 정 법인장은 자율주행차의 확산을 꼽았다.

사람들이 운전할 필요가 없게 되면서 자동차 내부 공간을 집과 사무실처럼 소비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별 취향을 반영해 다양한 맞춤화 제작 방식이 필요하게 된다.

미래 도심 모빌리티 환경의 변화

정 법인장은 “목적에 맞게 차량을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가 생겨났듯 제품 개발과 제조의 방향도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100년 넘게 이어져 온 기존의 컨베이어벨트 생산 방식으로는 ‘맞춤화’가 어렵다는 고민이 셀 방식의 차량 제작이라는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정 법인장의 설명이다.

정 법인장은 “셀은 기본적으로 고객 요구에 맞춰 공급하며, 미리 만들어놓고 파는 방식이 아니다”라며 “시장 수요를 데이터로 확인하고 이에 맞게 부품을 준비해 공급할 수 있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양한 주문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HMGICS는 ‘메타팩토리’와 ‘자율 공장’을 지향한다.

메타팩토리는 현실의 스마트팩토리(지능형 공장)를 디지털세계인 메타버스에 그대로 옮긴 것이다. 가상의 3차원 공간에 디지털 트윈, 즉 쌍둥이 공장을 재현해 원격으로도 복잡하고 다양한 차종의 생산 과정을 관리할 수 있게 하며 공정 전반의 효율성을 높였다.

HMGICS의 물류 로봇 AMR

이를 위해 로봇이 실제 공장 전반을 감지하고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를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전송받아 분석을 거쳐 최적의 생산을 지원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자율 공장이란 생산라인에서 로봇이 인력을 대체하는 ‘자동화 공장’을 뛰어넘은 개념이다. 공장이 스스로 생산 시스템 내에서 데이터를 확보·분석해 변화 상황이나 문제에 대책을 세워 자율적으로 대응까지 할 수 있는 제조 시설을 의미한다.

정 법인장은 “다른 브랜드 공장들도 스마트팩토리를 내세우지만, 일부 공정에서 데이터를 받아 낮은 수준으로 최적화하는 정도에 그친다”며 “현대차가 추구하는 것은 100% 자동화를 목표로 한 공장 전반 프로세스의 지능화와 자율화이며, 이것이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HMGICS 설명

정 법인장은 이런 첨단 기술이 집약된 현대차그룹의 첫 ‘미래 모빌리티 혁신 허브’를 한국이 아닌 싱가포르에 구축한 이유도 설명했다.

싱가포르가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고, 세계로 뻗어나가기 좋은 입지에 있을뿐더러 혁신 플랫폼 구축을 위한 도심형 테스트베드(시험대)로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HMGICS가 있는 주롱 혁신지구는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36㎞, 투아스항에서 17㎞ 거리”라며 “항만과 주롱 혁신지구를 잇는 철로까지 놓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싱가포르는 작은 나라이지만 많은 브랜드의 차가 진출해 있다며 미래 모빌리티 도입에 따른 도시의 변화를 시험하는 데에도 제격이라고 했다.

정 법인장은 “싱가포르에서 HMGICS는 제도와 기술의 혁신을 만들고, 실증된 기술을 향후 글로벌로 펼쳐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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