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채팅방에 'ㅁㅊㄴ인가?'…부사관 뒷담화 병사 '상관모욕 무죄'

밀고 의심 후임병 괴롭힌 혐의는 유죄 ‘벌금 500만원’

법원 상징. /뉴스1

(의정부=뉴스1) 최대호 기자 = 군 생활관 동료 병사 단체 채팅방에서 특정 부사관을 지칭해 ‘ㅁㅊㄴ인가?’라고 올린 병사가 상관모욕죄로 기소됐지만 무죄를 선고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정서현 판사)은 특가법상 면담강요, 상관모욕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정 판사는 A씨의 상관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면담강요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인천 모 부대에서 복무하던 지난 2022년 8월 부사관 B씨가 분대장 단체 채팅방에 개인적인 글을 잘못 올린 것을 보고, 이를 캡처한 뒤 분대원 18명이 참여하는 병사 단체 채팅방에 게시한 뒤 그 밑에 ‘뭐지? ㅁㅊㄴ인가?’라고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 사건 채팅으로 군 조사를 같은자 같은해 9월 밀고자로 생각한 같은 부대 C씨를 불러내 위해를 가할 것처럼 행동한 C씨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면담을 강요하거나 위력을 행사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정 판사는 ‘ㅁㅊㄴ’ 표현을 두고 ‘미친놈’이라는 말의 초성만 따서 사용하는 B씨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해하는 모욕 행위에 해당한다고 해석했다.

다만 해당 메시지가 생활관에서 생활하는 병사들끼리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곳에 게시된 데다 조직 질서와 질서와 정당한 지휘체계를 문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 등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정 판사는 “피고인의 표현은 온라인에서 드물지 않게 사용되고 있고, 그 표현이 내포하는 모욕의 정도도 경미한 수준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의 행위로조직 질서와 지휘체계가 문란하게 됐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피고인이 자신에 대한 수사가 개시된 상황에서 제보자를 색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후임 병사를 불러 추궁한 것은 죄질이 좋지 않다”며 면담 강요 행위에 대해서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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