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혼란' 수험생들 "입시 5개월도 안남았는데"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개포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024.03.28. [email protected]

“한 치 앞을 알 수 없네요. 10분 간격으로 말을 바꾸는데 5월에는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죠. 불안합니다.”(수능 준비 중인 20대 재수생 김모씨)

정부가 2025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각 대학이 일정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면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까지 5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오락가락하는 불확실한 정원 탓이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당초 ‘2000명 증원’을 염두에 두고 대입을 준비해 왔던 고3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크게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공계 재수생 자녀를 둔 전모(55)씨는 뉴시스에 “이번 사태가 총선 선거 전후에 정리가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계획이 계속해서 바뀐다”며 정부의 최근 ‘자율 모집’ 방안을 언급하며 “정확한 수치가 아닌 점 때문에 더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에도 불안을 토로하는 수험생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의대를 준비하는 고3 학부모인 한 누리꾼은 “작년 큰 아이 때는 킬러 문항으로 아이를 혼란스럽고 힘들게 하더니 올해는 둘째 아이가 혼란스러워졌다. 증원이 달갑지 않다”며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게 우리 아이들이라 다른 과를 고민해야 하나, 그렇다면 뭘 해야 하나 참 답답하다”고 썼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28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2024.03.28. [email protected]

본인을 고1·고3 두 수험생의 부모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이 글에 공감하고 정말이지 안정성이란 게 없는 현 상황이 너무 화가 난다”고 썼다.

수험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의대의 학사 일정 차질로 인한 집단 유급 사태로 내년도 신입생을 충분히 선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교육부의 의대 및 대학 입시 담당 국장인 심민철 인재정책기획관은 전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의료계에서 집단 유급이 발생하면 그 규모만큼 내년도에 신입생을 선발하지 못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 “의대는 2025학년도 시행계획 상의 인원대로 뽑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한 누리꾼은 “동생이 고2라 불안해한다. 2025년 입시 유급 진행해 적은 인원이 뽑히게 되면 2026년도는 더 빡세지는 게 아닌지 걱정한다. 저도 덩달아 불안하다”고 했다.

이 글에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의대 증원이 1000명도 아니라 0명으로 원점 복귀도 예상된다. 현 고2 입시가 걱정이다” “이번 주까지 유급이나 휴학 될 것 같다. 내년부터 입시는 혼돈의 도가니겠다. 정부는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는 등의 댓글들이 달렸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1일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회의를 열고 대학별로 증원된 의대 정원을 2025학년도에 한해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뽑게 하겠다는 정부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2024.04.21. [email protected]

정부는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분 2000명을 각 대학이 50~100% 사이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이달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할 2025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작성 중이던 대학들은 모집 인원부터 다시 검토에 들어갔다.

대학들이 대교협 심의를 거쳐 2025학년도 수시 모집 요강을 공표하는 시기는 오는 5월 말로, 수시 원서접수일을 4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다. 다음 달 말이 돼서야 학생, 학부모들이 정확한 의과대학별 모집 인원과 대입전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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