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서 돼지 요리가 ‘국가 전통 음식’?… 논란 커지는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정부가 ‘국가 전통 음식’으로 지정한 돼지고기 요리 바쿠테. 한국의 갈비탕과 비슷하다. 스트레이츠타임스 캡처
이슬람이 국교인 말레이시아가 돼지고기 요리를 ‘국가 전통 음식’으로 지정한 뒤 온 나라가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 절대다수인 무슬림이 먹지 않는 요리 공인은 이슬람 식문화를 무시하는 행위라는 주장과, 다민족 국가로서 음식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반박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연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말레이메일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전날 관보를 통해 바쿠테(Bak kut teh)와 나시 암벵(Nasi Ambeng), 부라삭(Burasak) 등 10가지 요리를 국가 전통 음식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논란이 된 것은 돼지고기에 허브 등 향신료를 넣고 우려낸 바쿠테다. 소고기, 닭고기, 생선이 주가 되는 나머지 9개 요리와 달리 바쿠테는 돼지고기를 사용한다. 19세기 중국 푸젠성 출신 이민자들이 먹기 시작한 음식으로, 현재까지도 화교 등 말레이시아 내 비무슬림이 즐겨 먹고 있다.
그러나 정부 발표 이후 일부 무슬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가 돼지고기가 주재료로 들어간 비(非)할랄 음식을 ‘국가 인증 고유 음식’으로 공언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슬람 율법에서는 돼지고기 먹는 것을 죄악으로 여긴다. 전체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무슬림이 입에도 대지 않는 돼지 요리를 굳이 ‘전통’이라는 이름을 달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말레이시아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특정 음식이 국가 유산 목록에 포함되려면 ‘모든 사람’이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비등하다”고 전했다.
반면 ‘식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중국 이민자가 먹기 시작한 음식이긴 하지만 200년이 흐른 현재는 현지화하면서 말레이시아 음식으로 더 잘 알려져 있고, 말레이시아는 다문화 국가인 만큼 종교와 인종뿐 아니라 음식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현지 유명 싱어송라이터 프란체스카 피터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말레이시아는 다문화 국가이고 인종 간 혼합을 긍정적으로 여겨왔다”며 “고유 음식이라면 어떤 요리든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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