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동해, 6개월 연속 ‘흔들’…한반도 지진 예년보다 50%↑

불안한 동해, 6개월 연속 ‘흔들’…한반도 지진 예년보다 50%↑

동해 지진. 연합뉴스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지난해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예년보다 50%가량 더 많이 일어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5월 동해 해역에서 연속 발생한 지진 등의 여파로 분석된다.

기상청은 19일 발표한 ‘2023 지진연보’에서 지난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이 106회 발생했다고 밝혔다. 2022년 발생 횟수(77회)보다 37.7% 더 많고, 디지털 지진계가 도입된 1999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발생 횟수(70.8회)보다 49.7% 많은 수치다. 규모 3.0 이상 지진도 총 16회가 발생해 연평균(10.4회)보다 많았다. 다만 규모 2.0 미만으로 사람은 잘 느끼지 못하고 지진계에만 감지되는 ‘미소지진’은 706회로 전년(708회)과 비슷했다.

지진 발생 횟수가 크게 늘어난 건, 지난해 5월15일 오전 6시27분께 강원 동해 해역에서 발생했던 규모 4.5 지진을 전후해 6개월간 연속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지진은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 중 최대 규모이자, 국내 계기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래 22번째로 큰 지진이었다. 당시 지진은 내륙에서 약 50㎞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했지만, 강원(진도3)을 넘어 경북(진도3), 충북(진도2)까지 흔들림이 전달될 정도였다. 해당 지진 발생을 전·후(4월23일~10월24일)로 각각 12회의 ‘전진’과 4회의 ‘여진’이 계속됐는데, 역단층 운동에 의해 발생한 이들 지진의 진앙은 약 2㎞의 좁은 범위에서 북동-남서 방향으로 분포했다.

불안한 동해, 6개월 연속 ‘흔들’…한반도 지진 예년보다 50%↑

지난해 5월15일 오전,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해 기상청 관계자들이 지진 발생 위치 및 진도 분석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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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지진 발생 현황. 기상청 제공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이 33차례 발생한 것도 지난해 지진 횟수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길주군 일대의 잦은 지진 발생 원인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2017년 9월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지반이 약해진 데 따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핵 실험 당시 풍계리 인근에는 인공지진으로 추정되는 규모 5.7의 지진파가 관측된 바 있다.

기상청은 국내 계기 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한반도의 지진 발생 횟수는 2015년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 2016년 경주 지진(규모 5.8)과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4)의 영향으로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두 지진의 여진이 잦아들면서 이후 지진 발생 횟수는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1년 이후 다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불안한 동해, 6개월 연속 ‘흔들’…한반도 지진 예년보다 50%↑

2023년 지진 발생 분포도. 왼쪽은 규모 2.0 이상, 오른쪽은 규모 2.0 미만. 기상청 제공

전문가들은 이런 결과를 두고 당장 한반도의 지진 위험도가 더 높아졌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면서도,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에 늘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문 부산대 교수(지질환경과학과)는 “동해 해역은 특히 해양지각과 대륙지각이 서로 접하는 부분으로 단층이 많고 역사 기록에는 6.5~7.0 규모의 대지진도 있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지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소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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