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 세력 없다... "머스크와 올트먼, '관종 CEO'들의 위험한 독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연합뉴스

지난 19일(현지시간) 샘 올트먼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이걸 착용하는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오픈AI 본사 방문증을 목에 건 사진을 올렸다. 오픈AI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올트먼의 충격적 해임 소식이 전해진 지 사흘째였다. 사진 속 장난스럽게 찡그린 그의 표정은 갑작스럽게 쫓겨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실리콘밸리에선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쏠린 이 상황을 즐기는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 게시물은 10만 건 이상의 공감을 얻었다.

올트먼은 축출 닷새째인 21일, 오픈AI CEO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알렸다.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이었다. 전체(770명)의 무려 95%가 퇴사를 불사하며 올트먼 복귀를 요구했다. 이에 힘입어 그는 자신을 내쫓은 이사회를 와해시키는 데 성공했고, 더 큰 장악력을 쥐게 됐다.

견제 세력 없다… “머스크와 올트먼, ‘관종 CEO’들의 위험한 독주”

샘 올트먼이 1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를 방문했다며 엑스에 올린 사진과 글. 지난 17일 이사회에 의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쫓겨난 올트먼은 “(방문자용) 출입증을 착용하는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썼다. 올트먼 엑스 캡처

WP “엑스 위기·오픈AI 사태는 쌍둥이 드라마”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과 강력한 지지 세력, 회사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 이 같은 ‘CEO 올트먼’의 특성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많다. 머스크는 지난해 엑스 전신인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직원 80%를 해고하고 자신의 뜻에 따르겠다는 이들만 남겼다. 사내 견제 세력이 없다시피 하다. 이후 ‘극우 성향 이용자’의 계정 정지를 해제하는 등 사회적 반발을 부르는 정책들을 추진해 왔다. 특히 최근엔 반유대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게시물을 올리며 또다시 논란을 자초했다. 애플과 IBM, 소니 등 ‘큰손’ 광고주들의 이탈을 초래하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 머스크의 반유대주의 글이 부른 엑스의 위기, 올트먼 해고에 대한 오픈AI 내부의 반란을 거론하며 “실리콘밸리의 쌍둥이 드라마”라고 표현했다. 스타 CEO와 소수의 측근 그룹이 의사 결정 권한을 독점하고, 충성적인 조직은 이들을 견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매우 많다는 얘기다.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리기업 이끌면서… “우리 일은 공익 위한 것”

창업자나 경영자가 막강한 권력과 지지 기반을 갖는 게 실리콘밸리에서 드문 경우는 아니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그랬고,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나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 등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머스크와 올트먼은 이들처럼 영리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자신의 사업은 사익이 아니라 ‘공익’을 위한 일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WP는 꼬집었다. 머스크는 지난해 트위터 인수 시 ‘언론의 자유 보장’이라는 사명을 위한 일이라고 했다. 올트먼은 회사 목표를 ‘인류 모두에 도움이 되는 범용인공지능(AGI) 개발’로 제시한다. 돈벌이를 ‘공익 활동’으로 정당화시키는 셈이다.

이에 더해 엑스와 오픈AI는 모두 비상장기업이다. 주주 보고 의무가 없는 폐쇄적 구조가 두 사람이 회사를 좌지우지하는 걸 더욱 쉽게 만든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크업계에선 이들을 견제할 힘을 가진 건 사실상 규제 당국이 유일하다고 본다.

하지만 전면에 나서서 말하고 주목받는 걸 즐기는 머스크와 올트먼은 규제 논의 참여에도 적극적이다. 당국 규제에도 이들의 입장이 반영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로 칸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WP 인터뷰에서 거물급 테크 리더들의 워싱턴행에 우려를 표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보호장치에 대한 대화를 주도할 사람은 그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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