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궤도 도는 미국 위성, 러시아가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다?

1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추적용 위성 등을 실은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케이프커내버럴/UPI 연합뉴스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이 관련 정보가 있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킨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은 러시아가 개발 중인 위성 파괴 무기라고 백악관이 확인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5일, 전날 마이크 터너 하원 정보위원장이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에 관한 정보가 입수됐다고 밝힌 것에 대해 “러시아가 개발하는 위성 파괴 능력과 관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터너 위원장 발언 뒤 미국 행정부와 의회 쪽은 공식적으로 위협의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익명의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러시아의 위성 파괴용 핵무기 개발에 관한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커비 보좌관 발언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커비 보좌관은 미국은 몇주 전에 관련 정보를 입수했다면서도 러시아 무기의 제원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런 무기가 배치되지는 않았다며 “러시아가 이런 능력을 추구하는 것은 우려스럽지만 안전에 직접적 위협을 가하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무기의 잠재적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 등은 러시아가 우주 공간에서 핵무기 폭발로 방출되는 방사선으로 위성들을 기능하지 못하게 만드는 무기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무기가 사용되면 미군이 위성에 크게 의존하는 정찰, 통신, 지휘·통제가 심각한 마비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도 미사일이나 위성을 이용해 적의 위성을 부수거나 기능하지 못하게 만드는 능력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미국 국방부가 기존 군사위성들은 숫자가 제한적이고 규모가 커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지구 저궤도에 값싸고 작은 위성 5천여개를 배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위성들이 파괴돼도 나머지가 그 기능을 대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이 계획의 의도다. 미국 국방부는 15일 이런 계획의 일환으로 저궤도 위성 6기를 쏘아 올렸다. 이 중 2기는 러시아와 중국이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추적용 위성이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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