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보조금 지급에 삼성·TSMC 불붙는 '투자 경쟁'

미국 텍사스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에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 규모가 이번주 중 발표된다. 인텔과 TSMC가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받은 만큼, 삼성전자도 최대 66억달러(약 9조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수령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보조금 규모 확정에 따라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경쟁도 불붙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왼쪽)과 TSMC / 각 사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조만간 삼성전자에 지급할 보조금 규모를 발표할 전망이다. 업계는 보조금 규모가 60억~66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통신 등이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보조금 규모가 인텔과 TSMC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하면서다. 두 회사는 각각 85억달러, 66억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보조금은 현재 텍사스 테일러시에 짓는 반도체 시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170억달러를 들여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4나노 이하의 선단 공정을 양산할 예정으로 연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업계선 TSMC와 삼성전자가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에 힘입어 추가 투자를 내놓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예상을 뛰어넘는 보조금 지급안을 발표한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 투자 규모를 증액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업계는 TSMC가 50억달러 수준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발표된 내용은 이보다 32% 증액된 규모였다. 저리 대출(50억달러)까지 포함하면 전체 지원 규모는 116억달러에 이른다.

실제로 TSMC는 400억달러(약 53조원)였던 미국 투자 규모를 650억달러(약 89조원)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외국인 직접 투자로는 최대 규모로,  2030년까지 애리조나주에 세번째 공장도 추가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TSMC가 미국 반도체 공장을 6곳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만 자유시보 등 외신은 TSMC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확보한 공장 부지가 1100에이커(4.452㎢)에 달하는 점을 들며 이같은 가능성을 보도했다. 해당 부지가 공장 6개를 지을 수 있는 넓이라는 설명이다. 후속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TSMC는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역시 텍사스주에 추가 공장을 세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테일러 공장과 신규 반도체 제조 공장 외에도 패키징·연구개발(R&D) 센터 등 4개 시설을 추가로 지을 것으로 전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관련한 추가 투자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업계는 보조금 발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이같은 추가 투자 가능성을 암시하며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미국에 첫 반도체 공장을 짓는 SK하이닉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5조20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공장 부지가 선정된 만큼 미국에 반도체 보조금 신청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금액은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 수준으로, 최대 15%로 계산하면 최대 5억8050만달러(약 7860억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혜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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