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질렸다”...불붙은 美금리에 코스피·원화값 급락

고물가에 고용·소비 호조

美국채 10년물 4.6% 뚫어

코스피·닛케이 동반 하락

원화값 장중 1400원 터치

“공포에 질렸다”...불붙은 美금리에 코스피·원화값 급락

역대 네 번째 ‘1400원대’ 전 세계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로 달러화 강세가 심해지면서 달러당 원화값이 16일 장중 한때 1400원까지 급락했다. 원화값이 1400원을 기록한 것은 레고랜드발 위기가 심화한 2022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원화 약세 추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찍힌 환율 정보. [뉴스1]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올해 처음으로 4.6%를 돌파하자 미 증시에 이어 아시아 증시와 통화가치가 연쇄적으로 주저앉았다. 특히 한국 증시가 2% 이상 급락하고 미 달러당 원화값은 1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우려보다 미국 고금리의 공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더 강하게 흔드는 모습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08%포인트 급등한 4.601%에 마감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4.6%를 넘은 것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이날 국채금리 급등은 3월 미국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7% 늘어나 월가 예상을 약 2배 초과한 것이 발단이 됐다.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강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기준금리 인하 역시 뒤로 밀린다는 관측이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 원화값 하락의 충격으로 1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28% 하락한 2609.63에 마감했다. 올 들어 세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코스닥도 2.3% 빠져 832.81로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1.94% 떨어졌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 2747억원, 기관은 2933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끄는 랠리에 코스피 3000선 돌파에 대한 기대도 나왔지만 지난주부터 미국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늦춰지면서 2700선도 위협받게 됐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물가, 고용, 소비 3요소 모두 강한 미국 경제지표가 계속 나오면서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미뤄지고 있다”며 “미국 증시가 5개월 연속으로 올라 ‘에브리씽 랠리’에 대한 반작용이 나타나면서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고 있지만 단기 조정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10.5원 내린 1394.5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2년 11월7일(1401.2원) 이후 최저치다.

원화값은 이날 1389.9원에서 출발해 하락폭을 키우며 오전 11시30분쯤 1400원까지 밀렸다. 과거 ‘위기 수준’인 1400원대로 떨어진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1997~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미국이 고강도 긴축에 나섰던 2022년 하반기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오후 이례적으로 공동 구두개입을 통해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원화값은 7거래일째 연저점을 갈아치웠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다우(-0.65%), S&P500(-1.2%), 나스닥(-1.79%) 모두 하락했다. 이날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무려 11.09% 급등해 지난해 10월 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서울 김제림·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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