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광주 KIA-롯데전 5회 초 발생한 황성빈의 1루 심리전 모습. 황성빈이 계속 뛰는 모습을 하자 양현종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스포티비 중계 캡처
“하지 말라고 했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황성빈(27)의 1루 심리전에 대해 ‘주의’를 내렸다.
김태형 감독은 27일 광주 KIA전에 앞서 황성빈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상대를 자극하는 거”라면서 “안 해도 되는 건데 과하게 한 거 같다. 한 번 정도는 괜찮은데…하지 말라고 하는 게 맞는 거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언급한 상황은 전날 5회 초 발생했다. 1사 후 안타로 출루한 황성빈이 1루에서 2루로 뛰는 동작을 5~6번 정도 반복한 것이다. 왼손 투수로 1루를 바라보고 서 있던 양현종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경기를 중계한 이대형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황성빈이) 춤을 굉장히 잘 춘다. (왔다 갔다 반복하는 게) 테크노 댄스인가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현종은 경기 뒤 상황에 대해 “순간 의식도 되고 신경도 쓰였다. 난 황성빈 선수의 플레이가 당연히 그런 선수라고 생각한다. 투수를 괴롭혀야 하고 거기서 흔들린다면 그게 황성빈 선수가 할 일이고 임무다. 최대한 동요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에) 표정이나 그런 게 드러났지만, 작년도 그렇고 재작년에도 롯데 선배들한테 얘기 들어보면 황성빈 선수가 해야 하는 임무라고 하더라”며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끝도 없이 부정적일 거 같다. 그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그런 플레이를 한다는 거 자체가 트레이드 마크지 않나. 동요되지 않게 준비해야 할 거 같다”고 ‘쿨’하게 넘어가는 모습이었다. 이날 양현종은 5와 3분의 1이닝 1실점하며 승패 없이 물러났다. 롯데는 1-2로 패해 개막 3연패에 빠졌다.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형 감독은 황성빈의 동작이 상대를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에 따르면 이전 감독자 회의에선 3루 주자가 홈으로 뛰는 ‘속임 동작’도 하지 말자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김 감독은 “(차라리) 타석에서 (타격할 때) 배트를 던지는 건 괜찮다. 그런데 주자로 나가서 너무 과하게 하는 건…(황성빈은 그 동작을) 몇 번 하지 않았나”라며 “상대를 자극하는 거다. (황성빈에게) 직접 얘긴 안 하고 코치들한테 상대 자극하는 부분은 신경 쓰라고 했다”고 말했다.
광주=배중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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