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라 해도 소용없다" 20살에 체중 관리 실패라니…뿔난 염갈량, 이 선수에게 꽂혔다

“살 빼라 해도 소용없다” 20살에 체중 관리 실패라니…뿔난 염갈량, 이 선수에게 꽂혔다

[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상학 기자] ‘우승 감독’ 염경엽 LG 감독이 작정하고 밀어주려 했던 ‘포수 거포 유망주’ 김범석(20)이 부상으로 스프링캠프를 중도 하차했다. 크게 실망한 염경엽 감독은 쓴소리를 내뱉었다.

염경엽 감독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취재진을 만나 지난 16일 내복사근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 김범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 코칭스태프가 아무리 키워주려고 해도, 그렇게 많이 배려했는데…본인이 몸을 못 만들고 왔다. 엄청난 실수다. 본인이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다. 누가 옆에서 ‘살 빼라’ 해도 소용없다. 본인이 느끼고 빼야 한다”는 염 감독의 말에는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냉정한 어조로 김범석의 각성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했다.

LG 최고 유망주, 그런데 체중 관리가 안 되다니

경남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LG에 지명된 김범석은 드래프트 당시 “김범석이란 고유명사는 한국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다”는 차명석 LG 단장의 코멘트로 큰 화제가 됐다. 경남고 3학년이었던 2022년 나무배트 사용 이후 고교 최다 10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인정받은 김범석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58경기 타율 2할8푼6리(196타수 56안타) 6홈런 31타점 OPS .789로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퓨처스 올스타전에서도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4타점 활약으로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1군 무대도 10경기를 경험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 4차전 8회 대타로 나선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때리며 가을 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시즌 후에는 대만에서 열린 제30회 아사이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지명타자, 1루수로서 6경기 타율 4할3푼8리(16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2볼넷 4삼진 OPS 1.224로 맹타를 휘둘렀다. 타이페이돔 개장 1호 홈런뿐만 아니라 2루타도 2개나 치면서 거포 본능을 뽐냈다.

2년차로 맞이하는 올해는 1군 전력으로 분류됐다. 염경엽 감독은 일찌감치 김범석을 백업 포수와 1루수, 대타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을 내비쳤다. 박동원이 확고한 주전으로 있지만 일주일에 최소 1경기는 김범석에게 포수 마스크를 씌울 계획이었다. 2~3년 뒤를 내다보며 김범석에게 투자하기로 했고, 이번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는 이호준 퀄리티컨트롤(QC) 코치가 1대1 전담 마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미 캠프에 들어올 때부터 체중 관리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 프로필상 178cm, 110kg 거구 김범석의 실제 체중은 그보다 훨씬 나갈 것으로 보인다. 고교 시절부터 체중 관리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는데 나잇살이 드는 30대 선수도 아니고 이제 20살에 불과한 운동 선수의 몸이라고 보기엔 너무 비대한 상태였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데 운동 선수에겐 말할 것도 없다. 살이 잘 찌는 체질인데 식단 조절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내복사근 부상도 결국 과체중과 연관이 있다. 염 감독도 인정했다. “(겨울에) 살을 빼서 오라고 했는데 1kg도 못 빼고 왔다. 캠프에서 훈련량을 엄청나게 소화한 것도 아니고, 스스로 몸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고 지적한 염 감독은 “본인한테 엄청난 찬스를 놓쳤다. 구단, 감독, 코치들이 모두가 키워주겠다고 나섰는데 선수 본인이 기회를 발로 찬 것이다. 이런 기회가 자주 오는 게 아닌데 참 안타깝다”며 혀를 끌끌 찼다.

염경엽 감독의 플랜B는 이재원 그리고 김성진

염 감독은 김범석의 대안으로 이재원(25)과 김성진(24)을 주목하고 있다. 오는 6월 상무 입대가 유력한 ‘우타 거포’ 이재원은 올해 LG의 플랜에 빠져있었다. 시즌 중 입대로 향후 1년 반은 자리를 비워야 하는 이재원보다 풀시즌 동안 안정적인 기회를 제공하며 육성시킬 수 있는 김범석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김범석이 체중 관리 실패와 부상으로 캠프를 낙마하면서 염 감독의 플랜도 수정됐다.

이천의 퓨처스 캠프에서 시즌을 준비 중인 이재원이 입대 전까지 1루수와 지명타자, 대타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6월 상무 입대가 유력한 만큼 그 다음 전력도 준비해놔야 한다. 염 감독의 시선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급성장한 1루수 김성진에게 향해있다.

염 감독은 “3루수를 시켜봐도 될 정도로 던지는 모습이 좋다. 1루에 3루까지 할 수 있으면 선수 가치가 엄청 올라간다. 타격도 많이 좋아졌다. 김민수와 함께 캠프에서 훈련량이 가장 많은 선수”라며 “김범석이 빠지면서 김성진이 기회를 많이 받게 될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9년 2차 7라운드 전체 65순위로 LG에 입단한 우투우타 1루수 김성진은 183cm 100kg 당당한 체구로 원래 포수였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22년까지 포수 마스크를 썼지만, 지난해부터 방망이를 살리기 위해 1루수로 포지션을 옮겼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78경기 타율 2할7푼8리(273타수 76안타) 5홈런 45타점 36득점 OPS .723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직 1군 기록이 없는 김성진은 “올해 백업 1루수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1군에서,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많이 뛰고 싶다. 캠프에선 타격에 포커스를 두고 연습하고 있다. 이전에는 스윙이 컸다면 지금은 조금 더 간결하고 임팩트 있게 칠 수 있는 스윙을 만들려 한다. 1군에서 많은 홈런을 쳐보고 싶다”며 “내가 2019년 드래프트의 마지막 키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한다고 하지 않나. 내가 방점을 찍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LG는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투수 이정용을 뽑은 뒤 1라운드 투수 이상영, 2라우드 투수 정우영, 3라운드 내야수 문보경, 6라운드 내야수 구본혁, 9라운드 투수 이지강 등 현재 핵심 전력 선수들을 대거 지명했다. LG 전설의 드래프트로 올해는 7라운드 김성진이 진가를 보여줄 기세다.

외면할 수 없는 김범석 재능,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김성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도 염 감독은 김범석을 향한 안타까움을 좀처럼 떨쳐내지 못했다. 염 감독은 “김범석에게 갈 기회가 이제 다른 선수에게 간다”며 “김범석을 보고 이재원을 올해 안 쓰려고 한 것이었다. 몇 개월 뛰다 군대 가는 이재원보다 김범석에게 풀로 기회를 줘서 안전하게 키우겠다는 생각을 한 건데 (김범석이) 감독의 생각을 바꾸게 만들었다. 이재원이 오면 김범석이 6월까지 1군에 올라올 확률은 확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염 감독은 “김성진이 자리를 잡으면 내년에도 기회가 없고, 김범석이 군대를 가야 할 상황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2026년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에도 못 간다. 그걸 모르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지금 상황이 선수 본인에게 엄청난 손실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재차 이야기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지만 염 감독이 김범석의 이름을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운 것은 아니다. 이제 20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 선수이고, 타격 재능은 누가 봐도 좋은 유망주다. 누구나 실수는 하고, 시련을 겪기 마련이다. 김범석은 LG가 꼭 키워야 할 미래 핵심 전력이고, 어떤 식으로든 강력한 메시지를 줘야 할 시점이 왔다. 지금이 바로 그때다.

염 감독은 “본인이 몸을 제대로 안 만들어온 게 얼마나 큰 손실인지 이번에 한 번 느껴봐야 한다. 실수를 통해 깨닫는 스스로 계기가 필요하다. 모든 생활에 있어 야구를 첫 번째로 둬야 한다”며 이번 조기 귀국을 통해 김범석이 크게 변화하길 바랐다. 감독은 애정이 담긴 쓴소리를 통해 명확한 메시지를 전했고,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앞으로 김범석의 몫이다. 확 바뀐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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