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뜨면 이 반도체 소재업체가 뜨는 이유 [컴퍼니+]

오랜 침체에 빠져있던 반도체 산업의 회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수출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는 전방산업의 침체로 부진에 빠졌던 반도체 소재기업에도 ‘봄’이 찾아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면서 반도체 소재 기업의 실적 성장세가 기대된다.[사진=뉴시스]

깊은 침체에 빠졌던 반도체 산업이 살아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5.7% 증가한 116억7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이 110억 달러를 돌파한 건 2022년 6월(123억 달러) 이후 21개월 만이다.

반도체에 다가온 호재는 또 있다.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다. 엔비디아를 선두로 개화開花하기 시작한 AI 시장이 반도체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반도체 관련 종목의 주가가 최근 펄펄 끓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도체 소재 전문업체 이엔에프테크놀로지도 ‘반도체의 봄’을 만끽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 중 한곳이다.

이 회사는 국내 1·2위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에 식각액·시너·박리액·세정액·현상액을 공급하고 있다. 모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필요한 소재들이다. 시장별 매출 비중은 반도체 60%, 디스플레이 40%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투자 포인트는 무엇일까. 첫째는 전방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다. 지난해 반도체 시장은 암울한 시기를 보냈다. 업황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면서 반도체 가격이 떨어졌고, 반도체 업계는 감산을 단행했다. 주요 반도체 회사의 감산 정책에 소재 업체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당기순이익이 23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올해는 다르다.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소재업체의 실적도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둘째, HBM(고대역폭 메모리)의 폭발적인 증가세도 눈여겨봐야 한다. HBM의 사용처가 온디바이스로 향할수록 반도체 소재의 수요가 늘어날 공산이 크다. 그러면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셋째, 자회사 유비머터리얼즈와의 시너지 효과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2021년 인수한 이 회사는 화학·기계적연마(CMP) 슬러리 전문기업이다. CMP 슬러리는 반도체 웨이퍼의 굴곡진 표면을 평평하게 만드는 공정에서 사용하는 연마제인데, 유비머터리얼즈는 이를 SK하이닉스에 공급하고 있다.

아직은 실적이 손익분기점을 맴도는 수준이지만 기대감을 갖기엔 충분하다. CMP 슬러리가 HBM 제조 공정에도 사용되고 있어서다. HBM이 반도체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관련 매출이 증가할 공산이 크다.

넷째, 정부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육성 정책의 기대감이다. 정부는 저PBR 기업의 주가 상승을 위한 ‘저PBR 밸류업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현재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PBR은 0.99배에 불과하다. 오는 5월 발표하는 ‘저PBR 밸류업 프로그램‘의 내용에 따라 추가적인 주가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유심히 살펴봐야 할 지표도 있다. 언급했듯 지난해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주요 고객사의 감산 정책의 영향을 받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문제는 마이너스로 돌아선 실적이 반등할 수 있느냐다.

‘반도체의 봄’이 현 수준을 유지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란 얘기다. 필자는 ‘유지’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올해 이엔에프테크놀로지의 수익성이 정상화하고 있다는 걸 반영해 중장기 목표주가를 3만6000원으로 제시한다.

손창현  독립리서치P&J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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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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