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태범 KF-21 수석조종사를 만나다[오상현의 무기큐브]

진태범 kf-21 수석조종사를 만나다[오상현의 무기큐브]

국내 최대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인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3’(서울 ADEX 2023)이 22일 막을 내렸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ADEX 2023에서 관람객들이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를 살펴보고 있다. [헤럴드경제=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가을볕의 열기를 머금은 서울공항 활주로의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어쩌면 가을볕 보다는 이제 막 날개를 펼치고 멋진 기동을 처음으로 국민들게 선보인 KF-21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10월 21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 현장을 프로파일럿 취재진은 매일같이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중 단연 돋보였던 KF-21의 공중기동시범을 촬영한 뒤 기동시범을 선보인 진태범 수석조종사를 만났습니다.

진태범 kf-21 수석조종사를 만나다[오상현의 무기큐브]

ADEX 2023 공중기동시범 뒤 프로파일럿과 인터뷰하는 진태범 KF-21 수석조종사

ADEX 2023 당시 KF-21 기동…최종 성능의 절반 능력

공군사관학교 41기로 졸업해 F-15와 F-4, KF-16 등 다양한 기종을 조종한 경험이 있는 진태범 조종사는 국방과학연구소 시험비행조종사를 거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비행시험팀 수석조종사를 맡고 있습니다.

지상시험할 때 프로파일럿과 처음 만난 뒤 1년여 만에 다시 만난 그에게 기동시범을 선보인 직후 소감을 물어봤습니다.

진태범 조종사는 “그때(지상시험)는 우리가 만든 비행기가 제대로 하늘을 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개발 중이지만, 그래도 영역이 확장된 만큼 이렇게 기동능력을 선보일 수 있어서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날 선보인 기동에 대한 설명도 부탁했습니다.

진 조종사는 “처음 이륙해서 다시 돌아오면서 보여줬던 기동이 ‘하드 턴’이라는 기동”이라며 “높은 지속선회율로 하는 선회 기동”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원래 KF-21이 9G까지 걸 수 있는 항공기인데 현재는 영역확장이 좀 덜 된 관계로 6G부근까지 선회기동을 했다”며 “속도가 좀 있는 상태라 그렇게 걸지 않으면 나중에 선회 반경이 너무 커지고 선회율도 저조해져서 6G정도는 걸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력의 6배의 힘을 견뎌냈다는 말을 저렇게 해맑은 표정으로 할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기동은 횡전, 에일러론 롤이었습니다. 세로축을 중심으로 360도 회전하는 비행을 선보였는데 “항공기의 최대 롤 성능을 보여줄 수 있는 기동”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세 번째 기동은 배면비행이었습니다.

그는 “비행기가 뒤집힌 자세로 비행하는 것”이라며 “-1G 기동을 해도 레벨을 유지하면서 그대로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마지막에 선보인 기동은 항공기 에너지 상태하고 롤 성능을 같이 보여준 것”이라며 “최대 6G 정도에서 50도 정도 상승해서 올라가면서 에너지와 속도를 유지하면서 롤 기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보여준 기동은 최종적으로 완성될 항공기 성능의 절반 정도 능력을 보여줬다”고 했습니다.

대단하다는 감탄과 함께 약간 걱정스럽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성능의 절반 정도 능력을 보여줬다고는 했지만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기체를 혹사시키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입니다.

불안한 눈빛으로 질문하는 저에게 진태범 조종사는 오히려 여유와 자신감이 가득한 목소리로 답했습니다.

그는 “지금 계획한 비행은 비행시험을 통해 검증된 영역을 위주로 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만한 사항은 없다”단언하며 “만약 2년 뒤 ADEX에 다시 참여한다면 그 때는 좀 더 항공기의 최대 성능에 근접한 기동을 보여줄 굿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습니다.

진태범 kf-21 수석조종사를 만나다[오상현의 무기큐브]

한국형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 6호기의 최초비행 모습. [방사청 제공]

고받음각 시험 성공…공중급유 등 남은 시험비행 박차

지난해 10월 인터뷰 당시는 KF-21이 비행을 시작한 지 1년 3개월 정도 지났을 시점이었습니다.

진태범 조종사는 “지금까지 약 330회 비행을 했고 현재까지는 주로 속도 영역을 확장하는데 필요한 시험들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플러터 시험이라고 수평비행 중 각 조종면에 강제로 진동을 부가해 플러터 현상의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 등 조종안정성 시험 위주로 많이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체 2200회 정도의 시험비행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남은 비행시험 중 가장 먼저 언급한 시험은 고받음각 시험이었습니다.

고받음각 시험은 항공기 조종력 상실에 대한 저항성과 조종력 상실 상태로부터 회복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을 말합니다.

진 조종사는 “고받음각 시험 중에 혹시 엔진이 꺼질 우려가 있어서 공중재시동 시험을 할 것”이라며 “다양한 고도와 속도 조건에서 시험하기 때문에 여러번 이같은 시험을 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사를 통해 접하셨겠지만 이 때 언급했던 고받음각 시험은 이미 성공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월 12일 KF-21 시제 2호기가 경남 사천 남해 상공에서 ‘고받음각 조종 안정성 비행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고받음각 시험을 수행한 조종사가 바로 진태범 조종사였습니다.

KF-21은 이날 비행시험에서 상승각을 최대 약 70도 유지한 채 고도 약3만8000피트(약 1만2000m) 이상까지 비행해 저속 상태에 도달한 뒤 안정된 조종상태로 복귀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위험도가 높은 비행시험인 만큼 ‘스핀회복장치’를 KF-21 꼬리날개에 장착해 진행했는데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스핀회복장치는 조종간으로 비행제어가 되지 않을 경우 최후의 비상수단으로 낙하산을 펼쳐 스핀을 회복하는 장치입니다.

올해 남은 중요한 비행시험은 공중급유 시험입니다.

진 조종사는 “2024년 바로 이어지는 시험이 공중급유 시험”이라며 “AESA레이더 체계통합 관련 시험은 다 했고 성능은 어느 정도 확인 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영역 확장이 거의 끝나고 나면 2025년 중반쯤 유도미사일 발사시험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태점 조종사는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이 바라는 대로 우리 공군의 충분한 임무 능력을 다 부여할 수 있는 그런 항공기가 개발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프로파일럿= 기자 오상현 / PD 김정률, 우원희, 박정은 / CG 이윤지 / 제작책임 민상식 / 운영책임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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