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시장서 '충격흡수 역할' 역레포 잔고 감소세

한때 2조5천억 달러서 최근 5천억 달러 아래로…”연준, 긍정 평가”

미국 국채시장서 '충격흡수 역할' 역레포 잔고 감소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양적 긴축(QT) 속도 조절에 대한 심층 논의 의사를 밝힌 가운데, 미국 국채 시장에서 충격 흡수 역할을 해온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잔고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연준 대차대조표 가운데 부채 항목에 속하는 역레포 잔고가 과거 한때 2조5천억 달러(약 3천327조원)에 달했지만, 최근 지속해서 감소해 5천억 달러(약 665조원) 아래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역레포는 대형 금융기관이 연준에 잉여 현금을 맡기는 대신 우량 채권으로 받아 이에 대한 이자를 지급받는 식으로 작동한다. 시중 은행들의 유동성을 연준이 흡수하는 기능을 하며 연준의 자본조달 부담 완화에도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

시장 관계자 다수는 역레포 잔고가 계속 줄어들 전망이며 이로 인해 미 국채 시장에서 충격 흡수장치 역할을 해온 역레포의 기능이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정부가 재정적자 증가 상황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면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인데, 향후 역레포 잔고 감소에 따라 국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국채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역레포는 미국 경제와 금융시스템 작동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미 재무부가 역레포 시장 덕분에 최근의 국채 발행 증가에도 국채 금리를 비교적 낮게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WSJ 설명이다.

다만 역레포 잔고 감소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일각의 견해도 존재하며 BNY멜런의 제이슨 그라넷은 “설사 침체가 와서 정부 지출 수요가 늘어나더라도, 그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미 국채를 더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연준 인사들은 역레포 잔고의 감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여유자금을 연준에 맡기는 대신 시장에서 더 매력적인 곳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역레포 잔고가 마르면 연준 대차대조표상의 다른 부채 항목인 은행 지급준비금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과거에 늘어난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 긴축 과정에서 단기 자금시장이 경색되자 2019년 이를 ‘U턴’했던 전례 등을 감안, 연준은 지급준비금이 과도하게 줄어드는 상황은 피하려 하고 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참석자가 다음 달 19∼20일 FOMC 회의에서 어떻게 양적 긴축을 결론 낼지에 대해 심층 토론을 시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런 만큼 연준 내부적으로 다음 달 FOMC 회의에서 이에 대한 논의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지만, 양적 긴축 종료 시기에 대한 결정 등은 그보다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른바 ‘대차대조표 축소’라고 불리는 양적 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그런 만큼 연준이 양적 긴축 규모를 줄일 경우 이는 금리 상승 압력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연준은 코로나19 확산 대응 과정에서 유동성 공급을 위해 국채·주택저당증권(MBS) 매입을 통해 보유 자산을 약 9조 달러(약 1경2천조원)로 늘렸지만, 2022년 양적 긴축 시작 이후 자산 규모를 7조7천억 달러(약 1경원) 수준으로 줄인 상태다.

[email protected]

News Related

OTHER NEWS

황일봉 전 광주 남구청장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사죄"

정율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 참석한 황일봉 전 회장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이자 전 광주 남구청장은 28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범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 Read more »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 Read more »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지난 24일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도봉구청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가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를 완료하고 ... Read more »

허재현 기자 "최재경 녹취록, 신뢰할만한 취재원에게서 확보"

검찰 피의자 조사…”공수처에 검찰 관계자 고소” ‘대선 허위보도 의혹’ 허재현 기자, 검찰 피의자 조사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 Read more »

‘담배 모르는 세대’ 세웠던 뉴질랜드…세수 모자라 금연법 철회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세대 완전 금연을 목표로 한 뉴질랜드의 야심적인 금연 대책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출범한 뉴질랜드의 중도 우파 국민당 주도의 연정은 2009년 1월1일 ... Read more »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지능적 재산은닉 고액 체납자 집중 추적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명 유튜버 A씨는 매년 수억 ... Read more »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몸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곧바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 Read more »
Top List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