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장 추천제'에서도 못한 여성 법원장 4명... 조희대의 파격 인사

'법원장 추천제'에서도 못한 여성 법원장 4명... 조희대의 파격 인사

‘법원장 추천제’에서도 못한 여성 법원장 4명… 조희대의 파격 인사

조희대 대법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후 이뤄진 첫 고위법관 인사에서 법원 역사상 최초로 4명의 여성 법원장이 탄생했다. 신규 수도권 고법 판사 임용 기수를 대폭 높이고 지방근무 규모는 줄이는 등 ‘법원의 허리’ 격인 고법 판사 이탈을 막기 위한 실험적 인사도 이뤄졌다. ‘김명수 코트’에서 축소됐던 법관의 사법행정 참여도 높이는 방향으로 인사가 단행됐다.

여성 법원장 4명 최초

대법원은 26일 법원장·고법 부장판사·고법 판사 등 고위법관 인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도입한 ‘법원장 후보 추천제’가 시행되지 않았다. 대법원장 후보자 낙마 사태로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12월 초 취임하면서, 추천 절차 등 일정이 빠듯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 대법원장은 사건처리 통계 등 정량적 요소와 세평 등 정성적 요소가 포함된 평정을 근거로 법원장 인사를 실시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여성 법원장들이 대거 등장한 점이다. 조 대법원장은 13개 지법과 가정법원 등의 법원장을 바꿨는데, 이 중 4곳의 수장을 여성으로 채웠다. △정계선 서울서부지법원장 △김귀옥 인천지법원장 △이은희 수원가정법원장 △문혜정 대전가정법원장이 그들이다. 지난해 전국 28개 지방법원장 중 여성 몫이 1명뿐이었던 데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희 정계선 부장판사가 눈에 띈다. 2018년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그는 원칙이 뚜렷하고 법리에 해박해 대법관 후보로 자주 거론돼왔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지난해 박정화·조재연 대법관 후임 임명 과정에서 국제인권법 연구회 이력 등을 문제 삼아 공개적으로 비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를 법원장으로 승진시킨 건 조 대법원장의 원칙주의가 반영됐다는 게 법원 내부 평가다.

조 대법원장은 박종훈 고법 부장판사를 대전고법원장에, 진성철 고법 부장판사를 특허법원장에 각각 임명했다. 신임 법원행정처 차장엔 배형원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발탁했다.

고법 판사 손질·사법 행정 강화

고법 판사의 이탈을 막기 위한 인사 조치도 주목할 부분이다. 고법 판사는 항소심 재판만 담당하는 경력 15년 이상의 실력 있는 중견 법관이다. 2020년대 들어 법원을 떠나는 고법 판사 수가 두 자릿수가 되면서 중진 법관의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수도권 고법 판사는 지법 부장판사 3년을 마친 법관 중에서 뽑고, 지방권 고법 재판장 공석 충원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지방 순환 근무를 실시하기로 했다. 수도권 고법 판사의 연수원 기수를 높여 쏠림 현상과 대형 로펌 유출을 막고, 지방 순환 근무 규모를 축소해 생활상 어려움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실제 올해 뽑힌 수도권 고법 판사 8명 중 가장 낮은 연수원 기수가 33기였다. 37기까지 수도권 고법 판사로 선발했던 예년과 비교하면 연차가 대폭 높아진 것이다. 수도권에서 지방(특허법원 포함)으로 내려간 고법 판사도 지난해 16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조 대법원장은 법관의 사법 행정 참여도 강화했다.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 도입 등에 맞춰 신설한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에 원호신 대구고법 판사를 임명하고, 사법지원심의관·인사심의관을 증원하기로 했다. 일반 직원이 담당해왔던 법원행정처 공보관도 법관으로 원상 복귀한다.

‘재판 지연 분석’ 이형근 발탁

또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에 이형근 특허법원 판사가 임명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 판사는 지난해 외부 기고 등을 통해 김 전 대법원장 시절 악화한 재판지연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사법지원실이 재판 지연 문제를 다루는 부서인 만큼 조 대법원장의 해결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유죄를 선고한 조병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수원지법 수석부장판사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홍동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같은 법원 수석부장판사로 임명됐다. 신임 대법원장 비서실장은 정윤형 서울고법 판사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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