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28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병상을 옮기고 있다. 2024.02.28. [email protected]
정부가 정한 전공의 복귀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이탈 인원의 40%는 복귀해야 이전과 같은 진료 체계가 가동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9일은 보건복지부가 업무개시명령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복귀하라고 요구한 시한이다. 복지부는 이날까지 복귀할 경우 아무 책임도 묻지 않을 것이며, 3월부터는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에 대한 행정·사법 절차 진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명령서를 송달하기 위해 전공의 집에 찾아가 직접 명령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은 지난 19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가장 최근 집계치인 지난 27일 기준으로 99개 수련병원 전공의 80.8%인 9937명이 사직서를 냈고 73.1%인 8992명이 근무지를 떠났다. 전공의가 가장 많은 100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9267명이 업무개시명령을 받았고 5976명은 복귀하지 않아 불이행확인서가 징구됐다.
전공의가 떠난 빈 자리는 전임의, 교수 등 남아있는 의료 인력이 대체하고 있고 정부는 진료 지원 인력 시범사업을 통해 간호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법적으로 보호하기로 했다.
또 정부는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해 응급·중증 환자 위주로 상급종합병원을 운영하도록 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전날 예비비를 편성했다. 공공병원과 군병원 등 가용 자원도 적극 동원할 예정이다. 공보의, 군의관 투입의 경우 현재 수요조사를 실시 중이며 공보의 150명과 군의관 20명을 3월 중 우선 투입하고 상황에 따라 추가 투입도 준비하고 있다.
전공의 사직 이후 상급종합병원 신규 환자 입원은 중등증·경증 위주로 24%, 수술은 약 50%, 외래 진료는 2.5% 감소했다. 공공병원의 경우 29개소에서 연장 진료를 실시 중이다.
정부는 평소 상급종합병원 환자 중 45%는 중등증·경증 환자임을 고려할 때 아직 중증환자 진료 여력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단 남아있는 인력의 피로도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비상진료체계를 길게 이어갈 수는 없다. 지난 19일부터 복지부가 피해신고지원센터를 운영하자 현재까지 총 304건이 접수됐다. 이중 수술 지연이 228건으로 가장 많고 진료 취소와 진료 거절이 각각 31건, 입원 지연이 14건이다. 정부가 의료 이용 불편으로 상담을 한 건수는 300건, 법률 상담을 지원한 건수는 67건이다.
최근에는 대전에서 심정지 환자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헤매다 사망한 사건도 발생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28일 서울 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4.02.28.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현재 병원 내 인력 구성과 진료량 등을 고려하면 비상진료체계를 풀고 기존처럼 진료 체계가 운영되기 위해선 이탈한 인원의 상당수가 복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3분의2 이상이 나와야 상급종합병원들이 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공의 중 근무지 이탈자가 약 9000명인데 약 5400명은 복귀해야 한다는 의미다.
복지부 관계자도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상당 부분이 돌아와야 비상진료 체계를 중단하고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이 실제로 얼마나 복귀를 할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최후통첩’을 날린 26일 전공의 이탈 비율은 72.3%였는데 이 비율은 27일 72.7%, 28일 73.1% 등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병원에서는 전공의가 돌아오는 움직임도 포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중대본 회의에서 “29일까지 병원으로 돌아온다면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복귀 요청은 처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처벌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민과 정부 호소에 귀 기울이고 더 늦지 않게 환자 생명을 지키는 본래 자리로 돌아와 주길 거듭해서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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