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선르포] "본선서도 트럼프 승리" vs "아직 헤일리에 기회"

공화 경선 중대승부처 사우스캐롤라이나 현장 목소리 혼재

공화 유권자 한목소리 “바이든 인지능력 문제…본선도 못갈것”

사전투표 열기…8년전 전체투표자의 30%해당 21만7천명 참가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투표하는 유권자들

(컬럼비아[미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공화당 대선 경선의 사실상 마지막 승부처로 여겨지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경선)이 24일(현지시간) 막을 올렸다.

주도 컬럼비아 곳곳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아침부터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여론 조사 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지역에서 두 차례 주지사를 지낸 ‘토박이’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를 30% 포인트 넘는 격차로 앞서는 상황이다.

대부분 언론과 분석가들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예상하면서, 헤일리 전 대사가 경선 참가 중단을 고민할 정도까지 격차를 벌릴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는 지적을 내놓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전 대사의 고향인 이곳에서까지 낙승할 경우 15개주에서 동시 경선이 진행되는 내달 5일 ‘슈퍼 화요일’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사실상 후보로서 자리를 공고하게 다지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현역 주지사인 헨리 맥매스터와, 공화당 경선에 출마했다 사퇴한 뒤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며 그의 유력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되는 팀 스콧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등의 지지를 확보한 상황이다.

투표 후 문답중인 헨리 맥메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맥매스터 주지사는 이날 올림피아 러닝 센터에서 투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전 대통령을 후보로서 지지하며, 여론 조사만 보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가 확실하다”면서 “헤일리 전 대사 거취는 본인이 결정할 일이다. 그녀에게 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현장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지지 목소리가 여전히 섞여 나왔다.

투표를 위해 올림피아 러닝 센터를 찾은 한 60대 여성은 “헤일리에게 투표하기 위해 왔다”며 “물론 트럼프가 이길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가 싫다”고 단언했다.

얼우드파크 커뮤니티 센터에서 투표를 마친 베키 매닝스 역시 “헤일리를 지지하며, 그녀에게 여전히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는 여론 조사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현재 여론조사는 유선전화로 진행되기 때문에 응답자가 제한되는 편”이라며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에는 비열한 사람이다. 헤일리는 이미 주지사 시절 자신의 자질을 입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벤 아놀드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 만난 70대 여성 역시 “민주주의를 믿는다. 트럼프 당선은 민주주의 재앙”이라며 “트럼프가 여론조사에서 앞서지만 누가 알겠느냐”며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세는 여전히 압도적인 상황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입을 모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4년 임기를 소화할지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파이낸스 매니저라고 자신을 소개한 20대 여성 맥도날드는 “트럼프의 경제 정책을 지지하고, 그에게 투표했다”며 “헤일리도 나쁘지 않은 후보지만, 유가 정책 등에 있어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최소한 프라이머리에서는 트럼프가 이길 것”이라도 단언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과 인지 능력이 심각한 것 아니냐”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딸과 함께 투표장을 찾은 한 40대 남성은 “트럼프는 경제와 외교·안보 등 모든 정책 측면에서 최고의 대통령”이라며 “그의 재임 당시 경제는 성황이었고 우리 국경은 안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은 후보조차 되지 못할 것이다. 그의 나이가 아니라 그의 인지능력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프라이머리

이날 투표소는 전반적으로 크게 붐비지는 않았지만 유권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얼우드파크 커뮤니케이션 센터에서 선거를 관리하는 마틴 루터 킹 씨는 “오전 11시 기준 300여명 넘는 사람이 투표를 마쳤다”며 “사실상 후보가 정해진 여당보다 야당 프라이머리에 투표자가 몰리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번 공화당 경선이 민주당보다 최소 2~3배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등록 유권자의 경우 당적에 상관없이 원하는 당의 프라이머리에 참여하는 오픈 프라이머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지난 3일 치러진 민주당 프라이머리 당시 투표율은 4% 남짓에 불과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2일까지 9일간 진행된 사전 투표에 이미 21만7천명 이상이 한 표를 행사했으며, 이는 2016년 공화당 경선 당시 전체 유권자수의 30%에 가까운 수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은 2020년 대선 당시 사전투표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대선사기 주장을 폈다. 마가(MAGA) 지지층 사이에서는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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