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떠난 전공의, 5시간 회의…환자들은 "치료 못 받으면 죽어야죠"[정다운의 뉴스톡]

[앵커]

의과대학 증원 계획에 반발하고 있는 수도권 빅5 병원 전공의 상당수가 병원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만 6천명이 넘는데요, 오늘 전공의가 모여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죠.

 

보건복지부 출입하는 조혜령 기자 연결합니다.

조 기자!

[기자]

네, 대한의사협회 회관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전공의협의회가 오늘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어서 대응 방안을 논의한 걸로 알려지는데 결과가 나왔습니까.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하며 정부가 군병원 12곳 응급실을 민간인에게 개방한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응급실에서 한 의료진이 진료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하며 정부가 군병원 12곳 응급실을 민간인에게 개방한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응급실에서 한 의료진이 진료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오늘 낮 12시부터 이곳 의협 지하 대강당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임시 대의원총회가 열렸습니다.

사직서를 제출한 박단 회장을 비롯해 전국의 많은 전공의들이 참석했는데요, 의협측은 당초 예상 인원의 두 배가 넘는 100여 명 가까이 참석했다고 전했습니다.

낮부터 시작된 회의는 5시간 가까이 이어졌다가 조금 전 종료됐습니다.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하면 의사 면허가 취소될 가능성이 큰 만큼 집단행동을 이어갈 지 향후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앵커]

정부가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지만 사직서를 내고 병원에 나오지 않는 전공의가 늘어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의료 현장 혼란도 커지고 있는 건데, 어느 정도가 집단행동에 나선건지 정확한 규모가 집계가 됐나요

[기자]

네 보건복지부가 어제 밤까지 수련병원 상위 100개를 개별적으로 조사한 결과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6415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전공의 1만 3천 명의 절반 수준인데요

앞서 복지부가 각 기관에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내리면서 제출된 사직서는 모두 수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직서를 내고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1630명입니다.

사직서를 낸 전공의 6천여 명 중 4분의 1가량이 출근하지 않은 건데 세브란스 병원과 성모병원이 가장 많은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직접 현장에 직원을 보내 병원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는데요. 어제 밤 10시 기준 10개 수련병원에서 복지부 직원들이 조사한 결과, 1091명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 중 757명이 출근하지 않은 걸 확인했습니다.

정부는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27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728명에 추가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습니다.

또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응급의료 전문의 진찰료 수가를 한시적으로 100%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하며 정부가 군병원 12곳 응급실을 민간인에게 개방한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하며 정부가 군병원 12곳 응급실을 민간인에게 개방한 2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앵커]

전공의가 병원에서 하는 일이 많은데 절반 가량이 빠져나가면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 피해도 클 것 같은데 피해사례가 들어온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전공의가 현장을 떠나면서 의료대란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 지원센터’에는 어제 오후 6시까지 모두 34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습니다.

수술 취소가 25건으로 가장 많았고, 진료예약 취소 4건, 진료 거절 3건, 입원 지연이 2건이었습니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의료현장에서는 차질이 빚어졌는데요, 진료를 받지 못하고 마냥 기다려야 하는 환자들의 목소리를 민소운 기자가 담았습니다.

리포트

전공의 집단 휴진이 시작된 오늘,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마다 느닷없이 미뤄진 진료 일정에 일대 혼란이 벌어졌습니다.

입원했던 거식증 환자가 느닷없이 조기 퇴원 당하고 출산을 앞둔 만삭 임신부조차 진료가 취소됐습니다.

[박스팝1]

=담당 주치의 선생님이 오늘부터 관두신다고 해서 퇴원권유받고 조기퇴원해요. 좀 불안해요.

=제가 최근에 아산병원에서 산부인과 예약을 했었는데 예약한 지 예약일에 한 이틀 전인가 갑자기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전화가 왔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좀 당황스러웠어요.”

심지어 항암치료 일정까지 계속 미뤄지면서 암환자들은 증세가 악화될까 두려워합니다.

[인서트] 경남 창원에서 서울대병원을 찾은 송모씹니다.

“항암이 상당히 중요한데 지금 그 날짜 자체가 지금 딜레이가 되는 거니까 많이 불편하고 불안하고 그러네요.”

전공의들의 집단 행동에 한마디 항의조차 못한 채 애만 태우고 있다는 환자들.

[박스팝]

=”어쨌든 환자를 불모로 해서 자기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좋게 바라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치료가 안 되면 뭐 죽는 수밖에 더 있겠어요? 그런 실정이죠. 의사들이 파업을 해버리면 환자들은 다 죽으라는 얘기죠”

정부와 의료계의 강 대 강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피해를 보는 이들은 결국 하루하루가 위태로운 환자들이라고 호소합니다.

CBS뉴스 민소운입니다.

[기자]

민소운 기자가 전한 것처럼 피해가 환자들에게 돌아가면서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사직을 멈추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달라고 다시 한번 호소했습니다.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입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박종민 기자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박종민 기자

[인서트/박민수 제2차관]

“정부의 명령을 회피하고 법적 제재를 피하는 법률 공부에 열을 올릴 때가 아니라 여러분이 배운 의술로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해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증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입니다. 어제 의과대학과 의학전문 대학협회가 2천명 증원을 재조정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였는데, 정부는 증원이 각 학교 총장 책임 하에 제출된 수치고, 학생 수를 늘려도 현재 의학평가 기준을 맞출 수 있다면서 증원 수치를 조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습니다.

[앵커]

전공의뿐만 아니라 전공의 수련을 마친 전임의와 의대에 재학중인 학생들도 집단행동에 나섰다고요?

[기자]

네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증을 딴 전임의와 임상강사도 오늘 입장문을 발표했는데요,

먼저 정부가 의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의료 정책을 발표한 데 유감을 나타냈고요, 또 정부가 의료인에 대한 협박을 중단하고 의사들과 진정한 소통을 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의과대학 학생들의 단체행동도 이어졌는데요, 교육부 집계 결과 어제 오후 6시 기준 7개 학교에서 1133명이 휴학계를 제출했습니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수업거부 등 단체행동이 발생하면 학칙에 따라서 엄격하게 관리하고 정상적인 수업 운영을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지금까지 의협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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