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올려달라" 재건축 공사비로 갈등…공사 멈추고, 건설사도 발 뺀다

‘덮어놓고 수주하자’ 더는 없다…”오히려 지을수록 손해”

서울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현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4.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최근 전국 곳곳 주요 재건축 현장에서 공사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담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사업이 중단되는 일도 생겨났다. 특히 낮은 공사비로 건설사가 응찰하지 않아 시공사를 확보하지 못하는 사례도 나오는 상황이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294870) 시공단은 지난 16일 잠실진주(잠실래미안아이파크) 조합에 3.3㎡당 공사비로 823만 원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공사비 변경안을 포함해 관리처분 변경 총회 등을 오는 4월 말까지 완료해 달라는 내용도 전달했다.

최초 계약 당시 공사비가 3.3㎡당 510만 원이었으나, 2021년 660만 원으로 인상했다. 이후에도 시공사는 원자잿값 인상 등을 이유로 지난해 10월 재차 공사비 증액(3.3㎡당 889만 원)을 조합 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조합원 과반수 반대로 부결됐고, 분양 일정이 미뤄진 상태다.

서울 대조1구역 사업은 이달 초 공사비 지급문제로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5월 관리처분인가 후 8월 일반분양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연기됐고, 공사가 새해 첫날부터 중단되며 사업비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도 공사비 증액과 공사 기간 등에 대한 조합원들 간 이견이 벌어지며 GS건설(006360)과 계약을 해지하고 새 시공사를 찾고 있다.

지방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대건설(000720)은 이달 초 부산진구 범천1-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에 공사비를 기존 3.3㎡당 539만9000원에서 926만 원으로 72% 증액하는 내용의 요청서를 전달했다.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는 현장도 나오고 있다. 서울 송파구 송파동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조합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건설사들이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조합은 평당 공사비 810만 원을 제안했는데, 송파구에서 역대 가장 높은 금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난색을 보였다.

당분간은 선별 수주와 함께 공사비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건설업계에선 보고 있다.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인해 오히려 지을수록 손해를 본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처럼 덮어놓고 수주하자는 식은 안된다”며 “원자잿값 등이 그때와는 크게 달라졌다. 조합이 원하는 공사비로 짓다 보면 오히려 지을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금리와 원자잿값 인하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건설사들이 수익이 안 나니까 재건축 사업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다. 글로벌 경제 위기가 마무리되면서 자잿값이 안정되고, 금리가 진정되며 자금 조달 비용도 안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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