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 생존자 김성주 할머니가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후문에서 열린 ‘대법원 특별현금화명령 재항고심 사건 신속 판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김혜윤 기자 [email protected]
일본 정부가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강제동원 피해자 쪽이 재판 결과를 이행하지 않은 일본 기업이 맡긴 공탁금을 정당하게 수령한 것과 관련해 주일본 한국대사를 초치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21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히타치조센(조선) 강제동원 피해자 공탁금 수령에 대해 “오카노 마사타카 외무성 사무차관이 이날 윤덕민 주일본 한국대사를 초치했다”고 밝혔다. 오카노 사무차관은 윤 대사에게 “한-일 청구권협정에 명백히 반하는 판결로 일본 기업에 부당한 불이익을 지우는 것”이라며 “극히 유감”이라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덕민 주일본 한국대사. 연합뉴스
강제동원 피해자 이아무개씨의 유족은 전날 일본 히타치조센이 2019년 서울고법에 맡긴 보증공탁금 6천만원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한 피해자 쪽은 이후 관련 절차를 밟아 공탁금을 확보한 것이다. 이는 강제동원 피해자가 일본 기업의 돈을 배상금 명목으로 받아낸 첫 사례이며, 일본 정부가 윤 대사를 초치하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강제동원 배상 문제 등이 이미 끝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야시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강제동원 피해자 쪽이 법원으로부터 공탁금을 수령하자 “극히 유감”이라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엄중한 항의의 뜻을 전달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번 공탁금 수령 문제가 한-일 관계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야시 장관은 “본건은 공탁금이 법원에 맡겨진 점에서 특수하고, 같은 종류의 사안에서도 다른 예가 없다”며 “지난해 3월 한국 정부가 발표한 조치를 바탕으로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한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일방적인 양보안을 제시했던 윤석열 정부를 계속 압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는 한-일 관계 최대 쟁점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과 관련해 일본 피고 기업 대신 한국 재단이 돈을 지급하는 ‘제3자 변제’를 고집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피해자들은 제3자 변제를 거부하고 있어 윤 정부의 안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정부는 제3자 변제를 거부하는 피해자를 대상으로는 법원에 돈을 공탁해 해결하려 했지만, 법원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공탁은 불가하다’는 판결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email protected]
News Related-
與 ‘영남 현역’ 대대적 물갈이 예고…수도권엔 사실상 ‘험지 인센티브’
-
'장관님' 저 구석에서 뭐하지?…한동훈 단체사진 화제
-
배트맨 자동차 보러 갈까
-
“눈물만 계속 나요”···모델만 노린 ‘알몸촬영’ 피해자 10명 넘었다
-
99세 카터, 배우자 마지막길 직접 배웅한다…추도예배 참석
-
김창옥, 강연 잠정 중단···알츠하이머 의심
-
"집의 변신은 무죄" 현대건설, 새 공간설계 공개
-
실종된 영화감독, 뉴욕 해변서 숨진 채 발견 [할리웃통신]
-
[게시판] 에어서울, 항공기 정비사들에 방한용품 지급
-
“아내가 부잣집 유부남들만 골라서 바람을 피웁니다” [사색(史色)]
-
이하늬 "임신한 줄 모르고 촬영..액션신에 '아이 좀 지켜주세요' 기도"(CBS)
-
[속보] 군, 30일 미 공군기지 발사예정 정찰위성 일정 연기
-
요양병원 둘러보는 이재명 대표
-
김기문 “대표 구속은 곧 폐업”… 중대재해법 확대 유예 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