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 해직 기자 1호’였던 노종면 YTN 전 기자가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4호가 됐다. 지난 2일 정치권 입문 소식이 알려진 뒤 ‘의외’라는 반응이 뒤따랐다. 왜냐면 노종면 전 기자는 과거 언론에 있다가 정치권에 직행한 인물들을 ‘폴리널리스트’라고 규정하고 매섭게 비판했기 때문이다.
‘폴리널리스트’를 비판했던 노 전 기자는 어떤 이유로 정치권으로 발걸음을 옮긴 걸까. 지난 8일 그를 전화로 연결해 민주당을 선택한 이유와 현재 언론 상황에 대한 진단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노 전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민주당 선택의 이유는? “정체성과 실행력”
“윤석열 대담 보니… KBS, 정권의 화장실 휴지 신세 같아”
– 민주당 영입 인사로 정치권에 입문하셨어요. 영입 발표 후 일주일이 지났는데 어떠셨어요?
“사실 민주당 내부적으로 영입이 확정된 지는 좀 됐는데요. 이후에도 확인 안 된 지라시들이 나돌아서 공식 발표까지 출마를 위한 실무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어요. 발표 전에는 확정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정치에선 언제든 변수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밀린 숙제를 하는 기분이고 정신이 없습니다.”
– 정치는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제가 지난해 3월에 YTN을 퇴사했는데요. 이미 그때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컸고, 7~8월 정도엔 정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힌 상태였습니다. 그 시기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게도 개인적으로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한 언론과 사회상이 있잖아요. 거기에 맞춰서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실행하고 싶은데 YTN 소속이라는 게 한계처럼 느껴졌어요.
YTN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 했을 경우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가, 아니면 부담이 될 것인가 같은 것들을 고려했어요. 그래서 YTN 소속이나 언론인 같은 것을 내려놓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 제 정치 성향을 당당히 드러내고 활동하자고 결심했던 거죠.”
– 왜 정치를 하려고 했나요?
“다들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하잖아요. 저희가 알고 있는 여러 정치인 중에 좋은 말씀 안 하시는 분들은 없을 거예요. 그래서 그런 포부, 나름의 목표, 이런 것들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이 이젠 유권자들께 더 피로감을 줄 수도 있죠. ‘얘기는 됐고 실천해서 결과를 보여라’는 거에 부합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어요. 결과로 얘기하는 거죠.”
– 언론인이 정치권으로 가는 데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이 있는 게 사실인데 그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여러 전문 집단이 있잖아요. 거기서 정치권으로 직행하면 안 된다는 사회적인 합의가 있죠. 그건 권력의 정수라라고 할 수 있는 정당으로 가는 것에 대한 견제잖아요. 그런 면에서 언론은 당연히 권력을 견제해야 하는 지위에 있고, 또 권력의 탄압에 맞서야 하는 정체성을 갖고 있음에도 동시에 권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욱 언론에서 정치로 직행하는 것은 조금 더 강한 윤리 규범으로 제재해야죠. 이걸 법으로 규제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 게 요구된다는 거에 동의하고요.
통계를 냈을 때 유독 언론사 출신들이 정치로 많이 간다는 통계적인 측면에서 비판하는 것도 당연히 필요하고 앞으로도 더욱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좀 더 통계를 자주 드러내고, 더 나아가서 이렇게 갔던 사람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까지 기록으로 남겨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 역시 시민사회와 언론이 해야 될 역할이라고 보고요.
여기서 남는 것은 ‘언론 출신 100명이 지금까지 정치권으로 갔는데 100명이 다 나쁜 사람인가’ 이거죠. 저는 이 전반적인 흐름 속에서 비판받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선택을 했어요. 거기에 대한 비판에는 토시 하나도 제가 반론을 제기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그렇다고 해서 그런 사람 하나하나가 다 나쁘다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건 동의할 수 없어요. 기준을 지킨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전반적인 흐름 속에 있기 때문에 비판엔 반박할 수 없죠. 그러나 기준을 지켰는가, 그다음에 기준을 지키고 가서 무엇을 했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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