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벨트' 경남 양산·김해 나눠가진 여야, 총선 후유증 남겨

여, 김해 보수 진입 기회 또 놓쳐…중진 전략공천 실패 지역엔 상처

야, 양산 진보 교두보 무너져…文, 후보 지원에 보수결집 역효과

'낙동강벨트' 경남 양산·김해 나눠가진 여야, 총선 후유증 남겨

경남 양산을 민주 김두관·국힘 김태호

(양산·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제22대 총선에서 여야가 사활을 걸고 격전을 벌인 ‘낙동강벨트’ 중 경남 양산과 김해지역 총선 결과를 놓고 여야 모두 적잖은 후유증을 남겼다.

국민의힘은 ‘친노 성지’로 불리는 김해갑·을 탈환에 또다시 실패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김해는 사수했으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향해 거주하는 양산지역에서 기존 의석마저 뺏기는 등 양산갑·을을 모두 국민의힘에 내줬다.

◇ 보수 진입 기회 놓친 김해…지역여론 배제한 중진 전략공천 실패·내분 상처

낙동강벨트 중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이자 그의 묘역에 있는 김해 2석은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수성했다.

김해갑은 민홍철 당선인이 내리 4선, 김해을은 김정호 당선인이 3선에 성공했다.

총선을 앞두고 김해지역은 사실 야당보다 여당인 국민의힘 조직력이 훨씬 더 강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해시장은 12년 만에 민주당 시장에서 국민의힘으로 교체됐고 시도의원들도 국민의힘 소속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총선 초반 국민의힘 중앙당이 당내 3선인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창녕·함안·의령)을 김해을에 전격 전략공천하면서 지역에서 공을 들여온 예비후보들은 물론 시도의원, 당원, 당직자들의 장기 반발을 불러왔다.

조 의원이 뒤늦게 반발을 수습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지만, 결과는 낙선이었다.

조 의원은 패배 후 온라인을 통한 낙선 인사에서 “표로써 일깨워 주신 분들의 질책을 가슴에 새기겠다. 더 정진해서 보답하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해갑은 중앙당이 총선에 출마한 지역 예비후보를 놓고 지나치게 오래 저울질하며 뒤늦게 경선에 이어 결선까지 실시해 도내에서 가장 늦게 후보를 결정한 점도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시장을 비롯해 시도의원 등이 국민의힘으로 교체된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민주당 아성을 탈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고 입을 모은다.

한 당원은 “김해을은 지역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중앙당의 일방적인 전략공천, 김해갑은 가장 늦은 후보 결정이 두고두고 깊은 상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선 패배를 놓고 당은 물론 출마 후보에 대한 책임론까지 거론될 수 있어 이후에도 후유증이 클 것 같다”고 전했다.

'낙동강벨트' 경남 양산·김해 나눠가진 여야, 총선 후유증 남겨

김두관 의원 낙선인사 글

◇ 민주당 진보 교두보 무너진 양산…문 전 대통령 후보 지원에 보수결집 역효과

낙동강벨트 중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 2석은 모두 국민의힘이 보수의 깃발을 꽂았다.

양산갑은 윤영석 당선인이 내리 4선에 성공하고 양산을은 자신의 지역구(경남 거창·함양·산청·합천)를 옮긴 김태호 당선인이 4선에 성공했다.

특히 양산을은 2016년 양산지역 인구 증가로 지역구가 신설되고 난 후 보수정당이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곳이지만 진보 교두보가 이번에 무너졌다.

양산을 지역구 현역인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대표하는 야당의 거물로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이기도 해 이번 패배는 본인은 물론 경남 야권 차원에서도 뼈 아프다는 것이 지역 반응이다.

김 의원은 선거 패배 후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낙선 인사를 통해 “양산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며 제 숙명의 애인으로 받들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김태호 당선인에게 축하를 전하면서 “지금까지 추진해온 모든 업무를 잘 정리해서 (김 당선인에게) 넘겨드리겠다”는 짧은 낙선 인사를 올렸다.

퇴임 후 양산에 사저를 짓고 거주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총선 후보 지원 행보에 대해서는 선거 결과를 놓고 적잖은 후유증을 남겼다.

문 전 대통령은 낙동강벨트를 중심으로 사저가 있는 양산지역 민주당 두 후보(양산갑 이재영·양산을 김두관)는 물론 거제(변광용), 창원 의창구(김지수)와 성산구(허성무) 총선 현장을 찾아 후보를 직접 지원했다.

부산에서는 과거 자신의 지역구였던 사상구(배재정), 금정구(박인영), 강서구(변성완)를 직접 찾아가 후보를 지원했으나,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허성무 당선인을 제외하면 나머지 후보들은 낙선했다.

전직 대통령이 선거에 직접 나서서 특정 정당과 특정 후보를 지지한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

낙동강벨트인 부산과 경남은 보수세가 강한 데다 문 전 대통령의 이번 총선 행보는 오히려 지역 보수층의 반발과 결집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총선 본투표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인사대천명. 투표합시다”라는 글과 함께 산을 찾은 사진 한장을 올렸지만, 선거 이후에는 아무런 글이나 반응이 없는 상태다.

지역의 한 민주당 당원은 “총선에서 전국적으로 야당이 크게 승리한 반면 문 전 대통령이 큰마음을 먹고 지원에 나선 낙동강벨트 중심 후보들은 대부분 패해 그만큼 마음의 상처가 클 것 같다”고 말했다.

'낙동강벨트' 경남 양산·김해 나눠가진 여야, 총선 후유증 남겨

문재인 전 대통령이 총선 투표일에 올린 글과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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