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한국의 대회 4연패를 견인한 신진서 9단이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팬이 건네준 꽃다발을 들고 서 있다. 연합뉴스
“어제는 만감이 교차했다. 바둑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슬픈 날이었기 때문에 기쁨을 즐기지는 않았다.”
농심배에서 한국 바둑의 새 역사를 세우고 귀국한 신진서(23) 9단은 24일 인천국제공항 인터뷰에서 환하게 웃지 못했다. 전날 농심배 우승 직후 어릴 적 자신이 잘 따랐던 친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친할머니는 신진서가 농심배 출전을 위해 중국으로 출국한 지난 18일 지병으로 별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신진서의 부모님은 아들이 대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신진서는 이날 인터뷰에서 “어릴 때는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자주 뵀는데, 요새는 대국 때문에 부산에 내려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가장 최근에는 보름 전에 뵀었다. 그때도 몸이 많이 안 좋으셔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할머니와 같이 싸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진서는 전날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3라운드 최종 14국에서 중국의 마지막 주자 구쯔하오를 꺾고 한국의 4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신진서는 동료 기사 4명이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모두 탈락한 상황에서 중국 기사 5명, 일본 기사 1명을 연파했다. 끝내기 6연승은 대회 사상 처음 나온 기록이다.
농심배는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최강자 5명씩 출전해 진 선수는 탈락하고 이긴 선수는 계속 두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국가대항전이다.
신진서는 22회 농심배부터 16연승을 기록하며 이창호가 2005년 수립했던 14연승 기록도 뛰어넘었다.
김남중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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