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대·의전원 “지난해 무리한 증원 요구한 것 인정… 2000명 근거 제시해달라”

정연준 가톨릭의대학장(왼쪽), 김정은 서울의대학장, 신찬수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 이은직 연세의대학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육관에서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대한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 성명서를 발표하기위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이 지난해 교육부 수요조사 당시 무리한 증원 규모를 제출한 것을 인정하고 2000명 증원을 재조정할 것을 19일 촉구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 교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교육부 주관 수요조사 당시 각 대학의 실제 교육 여건에 비추어 무리한 희망 증원 규모를 교육당국에 제출하였던 점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한다”며 인원 재조정을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신찬수 KAMC 이사장, 김정은 서울의대 학장, 정연준 가톨릭대 의대 학장 등이 참석했다.

KAMC는 성명문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증원과 이에 항의하며 휴학원 제출 등을 결의한 학생들로 인해 교육현장의 대혼란이 초래된 현실에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이어 “2000명이란 수치는 지난 1월 9일 본 협회가 제안한 350명과 큰 괴리가 있을 뿐 아니라 전국의 40개 의대·의전원의 교육 여건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수용하기에 불가능한 숫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긴 교육훈련 기간과 급격한 인구감소를 고려하면 인력수급 정책은 20-3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적이고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하여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며 “원안대로 집행될 경우 수십 년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던 우리나라 의학교육 수준을 다시 후퇴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과도한 증원 등 불합리한 의료정책에 대한 의사표현으로 휴학에 나설 수밖에 없는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한다”며 “향후 입학하게 될 신입생들에게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음은 물론 기존 재학생에게까지 부실교육의 여파가 미칠 것을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KAMC는 2025년도 대입에서 연 2000명 증원을 결정한 근거를 제시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요구하고, 이를 제시할 수 없다면 증원 계획을 철회할 것을 주문했다. 협회는 “이후 장기적인 의료 체계 수립 전략에 따라 충원 계획을 재조정하고, 의료인력 수급을 조정할 법제화할 것을 요구해달라”고 밝혔다.

또 “기존에 배출된 필수 의료 자원과 증원된 인력이 필수의료 분야로 유입될 수 있는 정책을 먼저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전공의 집단 사직서 제출과 관련해서는 “보건의료 백년대계를 생각하는 학생들의 순수함과 진지함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학생들이 적극적인 의사표현의 수단으로 휴학원을 제출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한다. 그러나 제자들이 부당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