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영하 20도 뚫고 출근…"칼바람에 볼 떨어지는 줄"

외투에 털모자·목도리 ‘중무장’…”휴대전화도 못 꺼내겠다”

평소 걸어다니던 시민도 대중교통 이용…”건물 안도 냉장고”

강추위에 웅크린 출근길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아침에 늦잠을 자서 머리를 다 말리지 못하고 나왔는데 오는 길에 머리카락이 다 얼어버렸어요. 몇 년 전 러시아 여행 갔을 때가 떠오를 정도로 춥네요.”

최강 한파가 찾아온 23일 오전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은 두꺼운 외투는 물론 털모자와 목도리, 귀마개, 마스크 등으로 온몸을 감싼 채 종종걸음을 옮겼다.

서울 관악구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만난 직장인 정상환(26)씨는 “어제도 엄청 추웠는데 오늘은 더 춥다기에 어느 정도 마음의 각오를 하고 바깥에 나왔는데 상상했던 것 이상”이라며 “너무 추우니 휴대전화도 만지지 못하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마포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29)씨도 “정말 얼어 죽을 것 같다”며 “내복에 긴 패딩도 껴입고 모자도 썼지만 너무 춥다. 면역력이 떨어질까 봐 마스크도 다시 썼다”고 말했다.

서초구의 회사로 간다는 직장인 천모(27)씨는 “목뒤에 핫팩을 붙이면 추위가 덜하다길래 핫팩을 붙이고 나왔다”면서도 “핫팩을 여러 개 챙기느라 마스크를 쓰는 것을 잊어버려 얼굴이 너무 시렵다”고 웃었다.

살을 에는 추위에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출근길 시민들 사이에서는 하얀 입김과 함께 “춥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입김나는 출근길

이날 노량진역 근처에서 슬리퍼 차림으로 건물로 들어가던 한 수험생은 일행에게 “날씨가 미쳤다. 왜 이러냐. 이렇게 어떻게 사냐”며 얼굴을 찌푸렸다.

수험 서적을 손에 든 채 학원 자습실로 향하던 이태규(29)씨는 “밖은 이렇게 추워도 자습실은 난방을 너무 세게 틀어서 금방 더워지는데 이렇게 안팎 온도 차이가 심한 날이 가장 힘든 것 같다”며 “손이 시려 얼른 들어가야겠다”며 걸음을 재촉했다.

인근 건물에서 청소일을 하는 50대 한모씨는 “아무리 추워도 내부에서 일을 하다 보면 후끈후끈해져서 외투를 벗는데 오늘은 건물 내부도 냉장고 같다”고 했다.

매서운 추위에 평소 걸어서 출근하던 시민들도 이날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도보 40분 거리 직장을 운동 삼아 걸어 다닌다는 민모(56)씨는 이날은 지하철을 탔다.

한파 속 출근길

민씨는 “교통비도 아끼고 운동도 할 겸 걸어 다녔는데 어제 너무 추워 감기에 걸릴 뻔했다. 오늘은 더 춥다고 해서 지하철을 탔다”며 “보통 퇴근 후 장을 보고 집에서 저녁을 해 먹는데 그냥 일찍 집에 들어가서 냉장고에 있는 재료만 가지고 한 끼를 때워야겠다”며 웃었다.

서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29)씨도 “원래 출근하기 전에 1시간 30분씩 가벼운 운동을 하는데 오늘은 너무 추워서 1시간밖에 하지 못했다”며 “매서운 추위에 볼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고 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바람까지 불면서 서울의 체감온도는 영하 19.6도까지 떨어졌다.

이번 강추위는 25일 아침까지 이어지고 25일 오후부터는 기온이 차차 오른다는 게 기상청 예보다.

(계승현 장보인 이율립 최원정 기자)

북극발 한파에 얼어붙은 한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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