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제2의 석유’된 구리...세계 최대 구리 공룡 기업 탄생하나

세계 최대 광산기업 BHP가 호각을 견주는 영국의 광산업체 앵글로 아메리칸에 인수 합병을 제안했다. 최근 구리 가격은 인공지능(AI)의 수혜로 수요가 높아져 한달 새 10% 가격이 치솟는 등 인기가 높은데, 이런 가운데 대형 딜 소식이 나온 것이다.

25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며 호주 BHP 그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앵글로 아메리칸 주주들에게 인수 합병 조건으로 주당 약 25.08파운드(약 4만3100원), 총 311억파운드(약 53조4000억원)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런던 주식시장 전날 종가 대비 14% 높은 수준인데, 그만큼 구리 시장의 장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앵글로 아메리칸의 이사회는 고문들과 함께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ai 시대에 ‘제2의 석유’된 구리...세계 최대 구리 공룡 기업 탄생하나

앵글로 아메리칸 소유의 구리광산. /연합뉴스

‘빅 오스트레일리아’라는 별명을 가진 BHP는 2001년 호주 BHP와 영국 빌리턴이 합병해 탄생한 회사로 시가 총액만 1480억달러(약 203조5000억원)인 세계 최대 광산회사다. BHP는 연간 120만톤(t)의 구리를 생산한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연간 83만t의 구리를 생산하는데, 두 기업이 합병할 경우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거대 공룡이 탄생할 전망이다.

구리는 21세기의 석유라는 별명도 붙었다. 친환경 에너지의 부흥과 AI 산업 덕분이다. 재생 에너지원에서 생산된 전기를 다룰 수 있는 더 복잡한 전력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백만 피트의 구리 배선이 필요하다. 또한 넓은 지역에 걸쳐 있는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는 중앙 집중식 석탄 및 가스 발전소보다 생산된 전력 단위당 더 많은 구리를 필요로 한다. 전기차에도 구리가 대량 쓰이는데, 전기차 한 대당 사용되는 평균 83kg의 구리는 평균 21.8kg이 필요한 내연자동차의 3.8배에 달하는 규모다.

또한 여러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하는 AI 개발에도 구리가 필수적이다. AI가 작동하기 위한 대규모의 데이터를 처리해주는 데이터센터, 이를 돌아가게 하는 전선에서 구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구리개발협회(CD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1메가와트(MW) 당 27t 규모 구리가 쓰인다. 구리는 은에 이어 두 번째로 전도성이 높은 금속인데, 비싸다고 알루미늄과 같은 더 저렴한 대안을 사용하면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체도 어렵다.

BHP는 남미에 대규모 구리 광산을 보유하고 있는 앵글로 아메리칸을 인수함으로서 압도적인 공급지위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BHP는 지난해 5월에도 호주 구리 광산업체 오즈 미네랄을 60억달러(약 8조2500억원)에 인수했다. 또한 BHP는 앵글로 아메리칸 인수를 제안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백금과 철광석 광산은 정리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이번 인수의 핵심이 구리라는 것에 대한 방증이다.

합병 가능성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런던 주식시장에서 앵글로 아메리칸 주가는 12.7% 급등했으며 영국 FTSE100 지수도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걸림돌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앵글로 아메리칸의 시장가치는 BHP의 제안가격 보다 더 높다. 다른 광산회사들이 입찰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합병 회사의 구리 생산 점유율이 10%에 이르면 구리 시장에서 BHP의 영향력이 너무 커져 주요국의 반독점 당국이 합병을 제재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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