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미국 등 주요 수입국 뒷걸음질
유일하게 뉴질랜드 와인만 성장세 지속
와인 수입4사, 제품 수입 늘리고 마케팅 속도
크래기 레인지.ⓒ금양인터내셔날
국내 와인 시장에서 뉴질랜드산 소비뇽 블랑이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랑스와 미국, 이탈리아, 칠레 등 주요 수입국은 최근 1~2년 사이 뒷걸음질을 면치 못했으나 뉴질랜드산 와인은 없어서 못 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 시원하게 마시기 제격인 와인이라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판매 날개를 단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와인 수입량은 2019년 4만3495톤에서 2021년 7만6575톤으로 급격하게 성장했다가 작년 5만6542톤으로 줄었다.
다만 뉴질랜드만이 2019년 462톤 수준에서 지난해 2004톤으로 성장하는 한편 10대 수입국 중 유일하게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뉴질랜드 와인은 특유의 풀내음과 산도가 좋아 와인만 마셔도 좋고 음식과 페어링해서 마시기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요즘과 같은 늦봄과 초여름 사이에 시원하게 한잔하기 좋아 맥주, 위스키 같은 무거운 주류에 비해 선호도가 높다는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소비뇽 블랑은 일반적으로 8도 이하로 차갑게 해서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
냉장고에서 시원하게 보관한 소비뇽 블랑은 옅은 금빛에 아주 약간 초록빛을 띈다. 단맛 보다는 드라이함과 신맛이 적당히 조화된 맛으로, 가벼우면서 상큼한 것으로 유명하다.
소비뇽 블랑의 국내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속 ‘홈술’ 열풍이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 홈술의 대표 주자는 맥주였지만,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성비 와인’으로 시장 저변이 확대됐다. 여기에 소셜미디어(SNS) 인증사진 등의 문화 역시 시너지를 냈다.
무엇보다 편의점을 중심으로 와인의 구색도 갈수록 화려해지면서 다양한 와인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주 고객층이 20~30대 여성인 데다 집에서 편하게 마실 와인을 많이 찾는다는 점에서 1~2만원대의 와인이 80% 이상을 차지하지만, 최근에는 고가의 와인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더불어 모바일 앱으로 주문 후 가까운 편의점에서 찾는 ‘스마트오더’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구매가 쉬워졌다. 고객이 앱에서 주류를 결제한 후 원하는 점포를 지정해 찾아가면 구매가 최종 완료되는데, 점포 발주 상황과 관계없이 원하는 주류를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아영BFC 오이스터베이 맛지도 이미지ⓒ아영BFC
아영BFC 오이스터베이 맛지도 이미지ⓒ아영BFC
국내 와인 수입업체들은 수요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과거 와인수입업체가 자사 오프라인 매장과 대형마트 주류코너에 납품했던 것과는 달리, 유통기업이 직접 와이너리와 계약을 통해 물량을 수주하고 자사 유통망을 활용해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설 자리를 잃고 있어서다.
관계자에 따르면 와인 수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량 개런티’다. 와이너리가 요구하는 일정 규모의 물량을 모두 판매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이 능력에 따라 와인 수입사가 바뀌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특히 저가 와인을 통한 소비자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시장 전반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와인수입업체가 차지했던 매대를 대형마트가 자사 제품으로 채워 넣으면서 영세한 업체들은 납품가를 낮추기 위해 무리하게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와인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 대기업이 수입을 하지 않고 자본력을 앞세워 해외 와이너리를 적극 인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수입 파트너 변경으로 인해 기존 판매 품목의 취급이 어려워 질 수 있어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와인 수입사들은 최근 인기있는 뉴질랜드산 와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소비자 접점 확대를 위해 프리미엄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독점 공급을 고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관련 마케팅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와인전문기업 금양인터내셔날은 최근 뉴질랜드 프미리엄 소비뇽 블랑 ‘크래기 레인지(Craggy Range)’ 수입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
금양인터내셔날을 통해 국내에 발을 디딘 크래기 레인지는 총 7종으로 뉴질랜드의 독특한 자연환경을 반영해 차별화된 풍미를 낸다.
나라셀라는 기존 소비뇽 블랑에 이어 오는 7월 뉴질랜드산 와인 ‘시크릿 스톤 말보로 소비뇽 블랑’을 추가적으로 수입해 올 예정이다. 구체적인 마케팅 계획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아영FBC는 뉴질랜드산 ‘오이스터 베이 소비뇽 블랑’를 전면에 앞세운 마케팅을 진행한다.
오이스터 베이와 잘 어울리는 분위기와 메뉴를 판매하는 곳을 선정해 소비자들에게 소개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맛지도에 예약 링크가 있어 바로 방문 예약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신세계L&B는 뉴질랜드 와인 블랭크 캔버스를 2023년 상반기, 더 패스 소비뇽 블랑 2023년 하반기에 론칭했다.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을 국내에 소개할 예정이다.
와인수입사 관계자는 “올해 와인 판매 수는 지난해 대비 급감할 것으로 보이지만 구매 패턴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며 “잔술의 합법화 등이 좋은 계기가 되어 글라스 와인으로 판매가 조금씩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층도 이미 하이볼이나 위스키로를 잔 단위로 구매하는 패턴에 익숙해져 있다”며 “와인을 병째로 경험하는 것보다 같은 가격이면 다양하게 경험하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판매량은 줄어들 수는 있지만 구매 패턴이 변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아영BFC #금양인터내셔날 #신세계L&B #와인 #수입와인 #뉴질랜드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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